♣ 책을읽고 ♣ 569

'선' 넘는 사람에겐 "싫어요" 해도 됩니다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탑승한 비행기가 추락할 때 산소마스크는 누가 먼저 써야 할까. 어른인 내가 먼저 착용해야 할까. 아니면 아이를 먼저 챙겨야 할까. 정답은 어떤 상황에서든 '내가 먼저'다. "다른 사람을 돕기 전에 자신이 '먼저' 산소마스크를 착용하십시오." 이런 비슷한 기내 안내 방송을 들어봤을 것이다. 유아를 동반한 보호자도 마찬가지다. 왜일까. 높은 고도에서 항공기가 갑작스럽게 추락할 경우 몇 초 만에 저산소증으로 기절할 수 있다. 아이가 혼자 남으면 위급 상황에 대처하기 더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어른이 먼저 호흡기를 착용한 후 아이를 도와줘야 한다. 간단한 것 같지만 결코 간단하지 않은 이 상황은 모든 인간관계로 확대 적용할 수 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돕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히면 자신부터..

꿀잠서 깬 장자의 질문 “내 몸에 붙은 그림자 떼는 법은?”

살다 보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사건과 만날 때가 있다. 그 사건의 의미가 세월이 한참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이해되는 경우도 있다. 10년도 더 지난 일이다. 무슨 바람이 불었던지 2008년 1월 1일에 전남 담양으로 답사를 떠났다. 가사문학의 산실인 담양이 그리웠기 때문이다. 소쇄원과 환벽당을 거쳐 식영정(息影亭)에 도착하자 눈이 펄펄 내렸다. 쌓인 눈 위를 또다시 덮어주는 눈. 식영정은 ‘그림자가 쉬는 정자’라는 의미가 그러하듯 사람의 마음까지 쉬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런 멋과 아취가 있는 정자이니 송강(松江) 정철(鄭澈)의 ‘성산별곡(星山別曲)’이 탄생할 수 있었으리라.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소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눈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타령 소리가 들렸다.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