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가르침이자 불교의 핵심인 '사성제(四聖諦)'를 주제로 한 대중서가 출간됐다.
저자는 춘천 제따와나(Jetavana) 선원의 선원장 일묵스님이다. 이번 책은 그가 7년 만에 내놓는 신간이다.
그는 1996∼97년 서울대 재학·졸업생 10여명이 동시 출가해 화제를 모았을 때 한가운데 있었다.
스님은 당시 서울대 수학과 박사과정을 밟다 출가했고 국내외 불교 수행처에서 수행해 왔다. 불교의 사성제는 고(苦), 집(集), 멸(滅), 도(道)의 네 가지 진리를 말한다.
고성제(苦聖諦)는 존재 자체가 괴로움이라는 진리, 집성제(集聖諦)는 탐내고 집착하는 갈애(渴愛)가 괴로움의 원인이라는 진리다.
멸성제(滅聖諦)는 탐욕과 집착의 소멸이 곧 괴로움의 소멸이라는 진리, 도성제(道聖諦)는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인 팔정도(八正道)에 관한 진리다. 책의 부제처럼 '괴로움과 괴로움의 소멸'에 관한 진리인 셈이다.
저자는 사성제야 말로 특정한 불교 전통에만 전승되는 가르침이 아니라 모든 전통에 포함된, 공통된 가르침이라고 말한다. 사성제는 단순한 이론 체계나 사상이 아니며 이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불교 수행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사성제를 교리 차원을 넘어 수행의 관점에서 접근한 논의는 그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고민이 그가 책을 펴낸 이유다.
스님은 수행에 필요한 수준에서 사성제를 정리했고, 사성제가 어떻게 불교 수행에 적용되는지를 드러내고자 했다.
그는 먼저 사성제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전제로 괴로움과 행복에 대한 바른 견해가 무엇인지, 괴로움은 어떻게 생겨나고 소멸하는지 등을 설명한다. 이런 과정에서 '조건이 있으면 결과가 있고, 조건이 없으면 결과가 없다'라는 진리인 '연기(緣起)'를 설명하고 연기에 관한 체계적인 가르침인 '십이연기'도 다룬다.
이어 사성제가 삶과 수행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우리는 이를 토대로 어떻게 살고 수행해야 하는지까지 나간다.
스님은 사성제를 이해해 바른 견해를 갖춘 사람은 불가능한 일은 포기하고, 가능한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무상한 것이 영원하기를 바라거나, 괴로움인 것이 행복이기를 바라거나,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기를 바라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책 서문에서 "진실로 고귀하고 심오한 붓다의 가르침이 이 세상에 오래 머물기를 기원한다"며 독자가 사성제의 진리와 함께하기를 바랐다.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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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은 조건에 의지해 생겨났기 때문에 조건이 사라지면 함께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것은 영원할 수 없고, 인생은 괴로운 겁니다. 이 괴로움을 극복하고자 수행을 하는 것이고 그 수행의 방향성과 방법을 알려주는 근본 원리가 바로 사성제(四聖諦)입니다. 사성제를 알아야 불교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강원도 춘천에서 초기 불교 수행도량 제따와나 선원을 운영하고 있는 일묵 스님이 부처님 근본 가르침을 해설한 `사성제`(불광출판)를 펴냈다.
사성제는 `고(苦)·집(集)·멸(滅)·도(道)`로 요약되는 불교 원리다. 어차피 인생은 무상하고 괴로운(苦) 것인데 중생은 이것을 모른 채 탐욕에 집착(集)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바로 이 집착을 소멸(滅)시키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팔정도(道)라는 바른 수행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책은 교리설명보다는 사성제가 어떻게 우리의 삶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불교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바로 `사성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 스스로도 `나는 이전도 지금도 괴로움과 소멸을 천명할 뿐이다`라고 누누이 말씀하셨습니다. 사성제는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이자 총합입니다."
일묵 스님은 서울대 수학과(83학번) 박사과정 재학 중 출가를 해서 화제가 됐었다. "학창시절 죽음을 목도한 일이 있었습니다. 학문이 과연 죽음 앞에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많은 책을 읽기 시작했고 불교를 만났습니다. 그때 모든 물이 바다로 모여들 듯 모든 지혜는 불교로 귀결된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스님은 성철 스님의 상좌였던 원택 스님의 제자로 해인사 백련암으로 출가해 봉암사 선원, 미얀마 파욱 국제명상센터, 프랑스 플럼빌리지 등 국내외 수행처를 다니며 수행했다. 만행을 마친 스님은 2009년 초기 불교 가르침을 전하는 제따와나 선원을 개원했다. 제따와나는 부처님이 45년 전법기간 중 가장 오랜 기간인 25년 동안 가르침을 설한 곳이다. 부처님의 초기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에서 선원 이름을 제따와나로 정했다.
"불교는 탄생 이후 약 2600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그 결과 현재 불교 안에는 수많은 전통들이 혼재돼 있습니다. 이 가르침들은 서로 일치하지 않은 것이 많고, 심지어 모순된 이야기들을 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부처님이 직접 법을 펴셨던 초기 가르침을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성제` 해설서를 쓴 것도 그 때문입니다."
스님은 최근 한국 불교가 대중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는 상황을 안타까워한다. "적어도 스님들은 남에게 비난받을 말과 행동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수행을 통해 얻어낸 탐욕 없고 성냄 없이 사는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
스님은 법구경에 나오는 `모든 악은 짓지 말고, 선은 받들어 행하며, 자신의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 이것이 붓다의 가르침`이라는 구절을 매일 매일 마음에 새긴다. "사람들이 불행한 것은 소욕지족(少慾知足)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작은 것에 만족하는 삶. 그것이 행복입니다."
속세에서 공부를 오래 한 스님은 현대과학이 `검증된 방법체계`라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이 마음을 통제해줄 수는 없다고 말한다. "훌륭한 뇌과학자나 심리학자도 화가 나는 상황에서 화를 참는 건 쉽지 않습니다. 다른 차원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수행은 객관적 지식이 해 줄 수 없는 일을 해 줄 수 있습니다."
출처 : 매일경제 '20.04.13 [허연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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