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날짜 :'16년 3월 29일
지은 사람 : 장주식
옮긴 사람 :
출판한 곳 : 자음과 모음
내용 요약 : 저자는 프롤로그에 '논어'에서 나오는 공자의 제자인 '증삼'과 '자공' 대화를 예로 들어가며
공자의 많은 제자 가운데 '증삼'을 적통 계승자로 만들려는 선택의 일환으로 '논어'가 날조 되었을 수
도 있다고 보며, 다른 고전 역시 마찬가지라고 여기면서 바로, 여기서 고전 읽기의 맛이 생긴다고 말
한다. 따라서 증자로부터 비롯되는 충효의 정치이데올로기, 정주학으로 대표되는 형이상학의 관념
철학으로 덧칠된 '논어'읽기를 하지 말고 공자의 진의를 찾아가는 '공자학'으로 읽어보자는 뜻이다.
이 책은 그런 생각에서 '논어'를 읽었고, 지금 이 시대의 이야기들과 연결시키면서 읽는 재미를 가져
오려 했으며, 더불어 그 시대 공자의 '논어'를 지금 현재 시대로 전환하여 해석한 이 책 '논어의 발견'
을 통하여, 어려운 문체의 '논어'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끄적 끄적 : 외부 손님이 드나드는 로비 접견실, 일간 잡지를 꽂아 두는 '간행물 꽂이대' 한켠에 좀 오래
된 듯한 표지의 책이 있었는데 눈에 확 띄는 다른 책과 비교하여 그냥 무관심하게 언제까지나 그 자 리에 머물러 있는 것만으로 자기 역할을 다하듯 있었다. 그 때문일까, 나 또한 거기에 있는 다른 잡 지나 책은 전부 펼쳐 보았으나, 여전히 그 책만큼은 손끝조차 터치하지 않았다. 한 20일 여일지나 읽을 거리가 없던차에 그 책을 처음부터가 아닌 중간에서부터 휘리릭~ 하고 대충 들추어 보았는데 내 시선을 고정시킨 문장 "子曰,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 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또 다른 표현,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내가 평소 삶의 철학 지표 중에 하나로 삼고 있는 내용 을 공자가 가장 아끼던 제자 '안회'와의 대담에서 시작되었다는 해석은 그 책을 통하여 딱딱한 '논어' 를 부드럽고 쉽게 이해할 수 있음을 알게되면서 그 책에 대한 선입견과는 달리 내 손에서 놓을 수 없 게끔 만들버렸고, 조금이라도 틈이나면 읽고 또 읽었다. 화장실에서, 기숙사에서, 고객을 잠시 기다리는 중에도... 두 번 또 읽고 난 후, 그 책을 곁에 두고서 언제라도 읽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남달리 좋아하는 것에는 애착이 큰 성격도 한 몫했겠지만,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에 구입하려 알아 보았으나, 출판된지 오래된 책이라 어려웠다. 그래서 책 주인(사내 환경미화 주부사원)에게 내게 팔았으면 하는 의사 표시를 했더니만 그냥 선물로 주겠단다. 그분 역시 독서가 취미라고 하면서... 넘 고마운 맘에 현찰이 아닌, 책 값 이상으로 온누리 상품권을 반 강제로 건네 드렸다. |
깔끔하고 정갈한 환경은 물론 내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맑은 물을 제공하여 주신분께 감사드리며...
내용 중에 : 공자는 모두 알다시피 유학儒學의 시조로 불린다. 그런데 '공자'라고 하면 곧바로 도덕, 예의
충, 효와 같은 답답한 단어들이 마구 머리에 떠오를 것이다. 이어 마음ㅇ이 답답해지고 골치가 아플
것이다. 그러나 그런 단어를 연상하게 하는 잘못은 공자에게 있지 않다. 어떻게 보면 공자로선 억울
한 노릇이다. 공자의 가르침은 공자가 죽고 300여 년이 흐른 뒤, 중국의 두 번째 통일 왕조인 한漢
나라의 통치 통치 이념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공자의 사상은 왕조의 통치에 사용하기 좋은 충과
효, 신분에 따른 질서를 강조하는 딱딱한 이념으로 굴절되었다. 이후 송 대에 오면 주희는 도통론道
統論을 내세우면서, 기왕의 주석을 집대성하여 '주자학'을 만들었다. 물론 주자가 내세운 도통의 시
조는 공자였다. 그러나 그건 공자가 '논어'의 세계에서 원한바가 아니었다. 공자는 송 대의 유학자들
이 그려낸 딱딱한 도학자道學者내지는 시시콜콜한 예법을 따지는 그런 인물이 아니었다.
- 책 17쪽 내용 중에서 -
원헌原憲이 물었다. "남을 이기려 하고, 나를 자랑하고, 남을 원망하고, 탐욕을 부리는 것들을 하
지 않는다면, 인을 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 그것도 참 어려운 일이기는 하다만, 그 정도 가지고 인을 행한다고 볼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
나의 주변을 돌아보자. 원헌이 말하는 네 가지를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이 누가 있는지. 만약 있다면
그 사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빙그레 웃음이 나오지 않겠는가.
- 책 88쪽 내용 중에서 -
그 사람이 지금 하는 행동(말)을 보고, 그 행동(말)을 하게 한 까닭을 잘 살펴보며, 그 사람의 행동
(말)이 마지막으로 지향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따져보라. 그렇게 하면 그 사람이 숨길 수 없으리.
공자의 관인법觀人法으로 잘 알려진 말이다. 여기서 관찰觀察이란 말도 나왔다. 재빠르게 잘하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그 사람이 그 말을 하는 까닭과 결국 지향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잘 따져보
라는 것이다. 겉으로 포장된 말을 따르다가 함께 망하는 화를 입지 말라는 경구로 봐 도 무방하겠
다. 재빠르게 잘하는 말도 위험하지만, 수다스러운 것도 화를 부른다고 한다.
- 책 120쪽 내용 중에서 -
"스승님, 제가 평생 동안 마음에 새기며 살아갈 수 있는말을 한마디 해주십시오."
공자는 자공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것은.." 공자는 잠시 뜸을 들인 뒤 말했다.
"아마도 서恕일 것이다." "좀 더 설명해주십시오." "내가 하고자 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도
베풀지 말라는 뜻이다." "예......" 자공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갖고 다니는 죽간에
'서'라는 글자를 새겼다.
서恕를 풀어보면 같을 여如와 마음 심心이 된다. 곧 '내 마음 같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
로 내가 하기 싫어하는 것은 남도 하기 싫어한다. 부유함을 좋아하고 예쁜 것을 좋아하고 맛난 것
을 좋아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당연히 힘들고 궂은일은 누구나 싫어한다. 내가 쓰레기 청소를
싫으면 벗도 당연히 하기 싫다. 나는 하기 싫으면서 벗을 시킬 수 있겠는가? 나의 생각을 미루어
다른 사람의입장도 생각해보면 된다. 그것이 바로 서恕이며 배려다. 공자는 사랑하는 제자 자공에
게, 평생 그 한마디 말만 실천하고 살아도 충분히 '어진 사람"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알려주고 있다
- 책 158쪽 내용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