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대남문을 향하여 걷기 시작하는 구기동 계곡 입구에
최근에 부착한 것으로 보이는 '즉석 김밥' 안내 전단지
먹음직 스럽게 보이도록 김밥 내부를 컬러로 강조한 후 가게 위치를 알리고 있는데..
이 전단지가 최초로 부착된 곳은 김밥을 판매하는 가게가 많은 곳부터 시작된다.
바꿔 말하면 '이렇게 맛난 즉석김밥을 등산로 입구 가까이에서도 파니깐... 여기서 안 사도 된다'는 내용
그런데 의문점은 등산로 입구 기준점이 어디서부터인지..?
등산객이 모이는 약속장소인 '구기동 파출소'인지? 북한산 공원지킴이 사무소인지?
하여간 약 50미터 간격으로 전봇대마다 붙어 있는 '즉석김밥 전단지'
베낭 속에 어머니가 넣어주신 '쑥떡'만 없었다면,,, 한 줄 사고싶은
컬러플하고 도톰하게 보이는 '즉석김밥"
여의도 보다는 봄이 좀 늦은 구기동 계곡은 지금 한창 벚꽃이 흐드러지다 더하여 눈발처럼 꽃잎이 휘날리는 데
에이~~ 프랑카드 부착 장소가 어울리지 않네요... 사꾸라꽃 밑에다 소나무 사랑이라??? ^^
'즉석 김밥' 전단지처럼 좀 깊이 생각하셨으면 좋으련만~~!
등산로 입구 길따라 쭉 걸어서 드디어 '즉석 김밥집' 전단지가 마지막으로 부착되 있는 곳
커다란 고딕체 군청색으로 써진 '마지막 가게'와 빛바랜 적색으로 '즉석김밥'글씨와 함께
포장테이프로 대충 부착한 안내간판, 하지만 일회용 테이프가 무색할 정도로 긴 세월이 흐른 흔적이 보인다.
가게 앞에서 보니깐, 정말 김밥이 무척 맛나게 보였다
가게 정면에서 사진을 찍을까 하다가, 주인 아줌마 보기가 그래서 몇 걸음 후퇴하여 찍었다.
내 고향 놀이터라고 해도 좋을 '구기동 계곡'
그때보다는 물이 현저하게 적고 맑지가 않다
이 계곡 근처엔 능금 자두 복숭아 밭이 드문드문 있었고
소낙비보다는 가랑비 내리는 날씨엔 그것을 서리하는 재미로 방과 후 찾았던 구기동 계곡.
'세검정 초등학교' 2~3학년 때는 꼭 요기까지 봄소풍을 왔던 자리
그 땐 지금처럼 철재 다리도, 철봉으로 된 기둥도 없었지만
아마 여기쯤 일게다
중학 2학년 때인가, 계곡물에 떠내려가는 여자아이(한살 정도)를 구해준 곳이,
그 땐 계곡에서 취사는 물론이거니와 산객을 상대로 음식장사를 하는 것을 묵인했는데
많은 비가 내린지 얼마 안된 물이 불어난 여름에
어린 딸이가 물에 떠내려가는 줄도 모른채 손님에 정신팔린 장사꾼 엄마
우연히 내 눈에 띄어 돌 지난지 얼마 안된 아이의 생명을 구한 자리
여긴지, 저긴지, 많이 변한 지금에서 기억을 더듬었다.
맞다, 좌측에 저 바위
선생님께저 단체 사진을 찍을 때 '우리반은 저기에 둘러 앉아 찍는다'는 말씀이 생생하다.
그 사진을 간직 못한 것이 맘에 걸리는 지금의 나이다.
조기 절벽바위를 뒤로하고 앞에 식탁처럼 생긴바위에 김밥 도시락을 먹었던 기억과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한 '그림그리' 몰두한 장소
소풍기념 '자연풍경' 그리기 대회에선 최소한 우등상과 상품은 탔었다(진짜루~^^)
'외나무 다리'계곡
지금은 이름이 없어졌다
나처럼 세검정~구기동에서 어린시절을 보낸이는 알겠지만
외나무 다리 대신에 '우정교'가 놓여있어
옛 속담처럼 외나무 다리에서 원수를 만날 일도 없을 것 같다
이 '우정교' 있기 전에는 이쪽은 산객이 다니는 길이 아니었는데,
다리가 놓이면서 길이 되었다.
바로 여기가 오리지날 '외나무 다리'가 있었던 곳
그리고 구기동 계곡에서 가장 넓고 큰 계곡물이 머무는 곳으로 꼬마 우리들의 물놀이 터였던 곳
외나무 다리에 약 오십미터를 올라가면 '승가사' '대남문' 갈림길 쉼터가 있다.
어릴적 우리는 여기까지만 올랐다
그 이유는 한가지 넉넉하지 못한 그 시절에 더 이상은 힘들고 배가 고팠기 때문
학교 수업 후,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재밌는 놀이도 한계가 있었던 것.
오늘은 평소 즐기던 코스를 변경할 예정이다.
집에서 나올 적에 어머니께 '나 문수사에 들러서 부처님께 초파일 연등 불전보시 하겠음다' 약속을 했기에
'대남문' 코스가 아닌 문수사 ~ 대남문으로 맘을 정했다.
숨이 차서 목숨이 깔딱깔딱 하는 것처럼 힘들어 죽겠다는 자리에 붙여진 '깔딱고개'
좀 이른 시간인지 한 사람 산객이 거친 숨을 깔딱거리고 있다.
아직 그 정도 그로기상태가 아닌 난 그 곳을 말없이 그냥 지나치고...
구기동 계곡에서 정상을 향한 최종 이정표엔 문수사가 이백미터 남았단다.
문수사 산신각 입구에서 찍은 건너편 '문수바위'
잠시 후 당도할 기묘한 형상의 바위를 멀리 보면서 인위적으로 반죽하여 놓은 꼬마시절 진흙놀이가 떠올랐다.
지금은 쉬운 출입이 되지 않는 곳
예전엔 부처님 상은 물론 약수도 있었던 저 석굴암
구기동 계곡으로 오르는 북한산 길에 '마지막 김밥집'이 있다면,
그 곳에 또 하나 '마지막 화장실'이 문수사 입구에 있다.
경험상 다른 곳과 비교하여 상당히 청결하다 (큰, 작은 근심을 다 해결하는 '해우소'다)
어머님과의 약속을 지키고 난 후 대웅전 앞에서 고개숙여 합장하고 '대남문'으로 향한다.
아 ~ 보기만 할 뿐 갈 수 없는 '보현봉'
대남문에 올랐다
가야할 발자취를 바라보면서,,, 점심을 같이 해야 하니깐, 집에 올 때 삼겹살 근 반, 빠리ooo에서 어머님 좋아하는 빵 사오라는
마님 말씀이 귀에 쟁쟁하다. 나 홀로 산행이 다행이라는 생각이든다. 상황에 따라서는 '산악구보'도 할 각오가 되어있기 때문에..
대남문 정상에는 다른 코스에서 올라 온 산객들이 꽤나 있었다. (평소보다 많지는 않지만)
어째 찍고나서 지금 보니깐, 내 맘에 들지 않는다
그렇게 얘기 했는데... "인물보다는 배경위주로 찍고요, 꼭 다리는 나오게 찍어주세요~!"
내 나이 또래 양반에게 헨폰 카메라로 부탁한 나의 불찰인지
찍는 폼세가 영 맘에 걸렸었는데, 이렇게 나왔다.
자연미 없는 각진 산성 복원작업이 나머지 구간에도 이어질 모양이다.
'문수봉' 약 747미터로 대남문 보다 50미터 정도 높다.
조기 ~ 아까 문수사에서 본 저 문수바위를 가려고 한다.
요로콤 작은 놈, 큰 놈, 길쭉, 넓쭉, 다양 놈으로 쌓야 제 맛인 성벽
하기사 공사비만 넉넉하게 준다면 누군들 못하겠냐고 (시공자 대변)
내 죽었어도 당신을 위해서라면 힘들고 험한 세상에 버팀목이 되겠소
쓰러져가는 나이든 소나무를 받치고 있는 하늘나라로 먼저 간 소나무의 사랑
북한산은 멋진 곳이 참 많은데 그 중에 추천하고푼 곳이 여기 '문수봉' 기암 절경
바라보는 위치를 서로 바꿔서 생각해 보니깐
우린 가끔 타인과 의견차이 또는 불화가 있을 적엔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고 한다
그렇다 아까 전 문수사에서 바라본 문수바위 경치와 지금 여기서 바라보는 문수사의 경관을 또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사찰이라는 생각에 앞서 옛날얘기에 나오는 산중턱 작은 오두막집 느낌으로 정겹게 보인다.
찰흙 놀이 때 대충 반죽한 뭉텅이를
겹쳐 놓은 오뚜기 모양의 바위가 다르게 생각하면 돌덩이 눈사람? 처럼 보인다.
젊은 아주머니께 부탁한 요사진은 좀 괜찮네~!
문수바위 구경을 마치고 승가봉으로 향하는데
안전빵으로 돌아가는 우회길 있고, 사진처럼 철봉 가이드를 잡고 급경사 바위를 걷는 길이 있다
안전 관련 조언을 하면, 음주 상태서는 금지, 고소공포증 사람은 금지, 다리 콤파스 짧은 사람 금지
하체 체력이 약한 사람 금지, 등산화 신지 않은 사람 금지, 체중 90키로 넘는 사람 금지,
어제밤 꿈자리 안 좋은사람 금지, 베낭무게 20키로 넘는 사람 금지, 심신이 약한 사람 당연히 금지
권고사항은 등산용 장갑을 착용하도록 바람
어떤 이는 즐기면서 오르락 내리락 하고, 어떤 이는 후들후들 떨면서 지나가야하는 암벽등반 길.
내 그대를 통천문(通天門)이라 불으리, 어두운 조명에 진달래가 눈에 띈다.
승가봉을 오르는 암벽길, 나에겐 그렇게 어렵진 않았지만..
조기~ 오늘 최종 목적지 사모바위가 보이는데, 그아래 승가사에서 점심공양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온다.
아~ 벌써 정오인데, 빨리 걸어야 겠다는 경고가 머리를 때리고, 삼겹살~ 빠리000빵~ 마님 목소리가
승가사 종소리와 함께 오버랩되면서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 바위가 '사모바위'란다
내가 철든 나이에 알게된, 아니 입력된 '사모바위'라는 이름
어릴적 이 바위를 '중바위' 또는 '토끼바위'라고 불렀던 탓에
사모바위는 오히려 내겐 두번째 이름 즉 별명처럼 들린다.
북한산과 마주한 '인왕산'에서 이 바위를 보면
마치 스님 옆모습처럼 보여서 '중바위' 토끼 머리처럼 보여서 '또끼바위'라고 불리웠던 이 바위가
'사모바위'라고 한다.
사모바위 바로 아래 1968년 1월 북한 무장공비 침투 및 은거장소와 관련한 대공 안보홍보 안내판이 있다.
예전에 봤지만, 재탕으로 안내판을 읽은 후 좁은 굴속으로 따라서 들어가 본다.
그당시 은거했던 그곳에 정상적인 사람 신체의 규격보다 약간 작은 밀납인형 특수부대원 두명이 있다.
구경을 한 후에 엎드려 기어나오는 모습 ㅎㅎㅎ~
편치않게 관람하는 이유 때문인지, 구경꾼이 저분 포함하여 나와 단 둘 뿐이었다.
굴에서 기어나와 계단을 걸어나오니깐, 은신처 굴 바로 뒷자리엔 많은 산객이 점심 먹기에 복잡하다.
이 산객들은 안보전시관?을 구경하고 나서 식사 하는 건지, 아님 금강산도 식후경인지, 하여간 소란스럽게 식사를 하신다.
승가사로 내려가야 하는데, 삼겹살~ 소리가 다시금 나를 옥죄이고 있다. (12시 40분 쯤이 되었다)
승가사를 들러서 요기조기 구경하려면 한 시간은 남짓 걸리는데, 일주문에서 사진 한장 남기고 발길을 돌린다.
서둘러 하산하면서 잠시 멈춘 곳
중학교 시절 때, 이 길은 지금처럼 출입금지가 아니었다.
늦 가을 북한산에서 가장 도토리를 많이 주울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은, 바로 이길로 통하는 길.
지금은 절대 용납이 안되는 그 시절의 도토리 줍던 어려웠던 시절
노천카페처럼 분위기가 죽인다, 특히 더운 여름철과 갈색 가을엔 여기서 마시는 한 잔의 커피는 마셔본 자만이 안다.
멀리서 보면 능수버들처럼 휘어진 나무가 운치가 있는데,
'귀룽나무'라는 것을 오늘 알았다
'귀룽나무 카페'라고 이름 붙여야 겠다.
북한산 구기동 계곡에서도 괜찮은 폭포를 볼 수가 있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하게 굽어져 흐르는 폭포는 물이 많을적엔 그 물줄기를 옆으로 걷는 기분이 삼삼하다.
'♣ 다녀온곳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원도 양구 ~화천 2박3일 놀다 오다(150501~02) (0) | 2015.05.03 |
---|---|
통영 연화도에 있는 낮은 산 연황봉(150425) (0) | 2015.04.25 |
도봉산 다락능선을 걷다(150412) (0) | 2015.04.12 |
강진 덕룡~주작산으로 진달래를 보러감(150404) (0) | 2015.04.04 |
쫓비산, 광양 매화축제 (150321) (0) | 2015.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