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날짜 :'12년 5월 31일
지은 사람 : 최 영미
옮긴 사람 :
출판한 곳 : 사회평론
내용 요약 : 시인으로 등단할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 각 언론매체에 등재 했던 글을 엮어서 책으
낸 것으로, 일기와 같은 수필을 최 시인의 말처럼 (책의 제목처럼) 우연히 시인의 일기를 엿
보게 하듯, 시인은 자기의 과거 일상과 느낌을 숨김과 허식없이 눈위에 발자욱처럼 표현했다.
끄적 끄적 : 이런 말을 많이 들었고 또 들을 것이다. " 책 읽어서 써 먹는 곳이 어디에 있냐고 " 그리
고 " 다른이보다 좀 많이 읽었다는 사람이 생각하는 것이 겨우 고거냐고" 이런 비아냥 거리는
소리를 무시해버리는 편이긴하지만, 사실은 그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평범한 나는 책이나
신문 등 어떤 매체를 읽고나면 금방 잊혀지는 타입이니깐. 그러다보니 특별나게 지혜롭다거
나 임기웅변이 좋다거나 말을 조리있게 잘한다거나 글을 감칠나게 잘 쓰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한가지, 나를 읽는 것에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글을 읽는 그 순간만큼
은 그 속에 동화되어 글 쓴이 또는 내용의 실제인물처럼 심신으로 겪고 느끼는 간접체험의 상
상으로 빠지게 한다는 것. 어쩌면 초등시절 만화책을 보는 재미와 같은 중독증이다
만화책 읽듯이 휙~ 휙~ 넘기는 책장의 속도와 비례하여 그 내용도 휙~ 하고 내 기억에 미련
을 두지않고 지나가 버리니 좋은 글을 읽었다한들 다른이와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나름대로 고수하는 자존심 같은 고집을 말하면, 그것은 하나, 책은 돈 주고 사서 읽
어라. 둘, 읽고 난 책은 중고책으로 팔지 마라. 셋, 읽었던 책은 꼭 두번이상 읽어라. 이다
종로 2가 중고책방에서 책을 파는 사람들과, 사려는 사람들, 그리고 서서 읽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는 것과 지하에 위치한 복잡한 공간에 잔재하고 있는 고서들의 종이 냄새가 아직도 내
코에 남아 있는 듯하다.
내용 중에 : " 누구나 예술을 이해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새의 노래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가?
왜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 밤이나 꽃을 완전히 이해하지 않고 사랑할까? "
현대미술전시회에 몰려드는 관람객들에게 피카소가 한 말이다. 최근에 나는 예술과 인생의
관계에 대한 노대가(老大家)의 정곡을 찌르는 통찰을 되새겨볼 기회가 있었다.
계절이 가을에서 겨울로 철갈이할 무렵이었다. 옷장 속을 정리하다 구석에 처박힌 낡은 티
셔츠 하나가 눈에 띄었다. ( - - - - )
벌써 십오 년 가까이 됐는데 단추들이 조금도 헐거워지지 않은 채 처음 달렸던 자리에 그대로
완강하게 붙어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그동안 빨아도 숱하게 빨았을 텐데, 불과
며칠 전에 산 옷의 단추도 한번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오면 실이 늘어지거나 심하면 단추가 아
예 떨어지는 경우가 태반인데,
내겐 그 낡고 허름한 천에 붙어 있는 단추들이 보석처럼 빛나 보였다. 그리고 어느 예술작품
못지않게 그 물건이 신비로워 보였다. 누가 만들어 박았는지 얼굴도 이름도 모르나 그 옷을 만
든 사람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왜 그러지 않겠는가. 피카소의 지적대로 나 역시 유명하다
는 예술품작에는 애써 감동하는 척하며 가까이 있는 생활용품에는 감동은커녕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았으니......... 이제부터라도 단추의 비밀을 이해하며 살아야겠다.
- 책 61 ~62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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