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날짜 :'18년 11월 17일
지은 사람 : 유홍준
옮긴 사람 :
출판한 곳 : 창비
내용 요약 :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로 우리나라 산사에 대한 관심이 새삼 일깨워진 것을 보면서 산사를
찾아가는 분들의 길라잡이가 되기를 희망하며 기왕에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소개한 산사
20여 곳을 한 권으로 엮어 펴내게 되었다. 여기에는 세계유산에 등재된 대흥사, 부석사
선암사, 봉정사 답사기가 들어 있고 등재되지 않았지만 산사의 미학을 보여주눈 명찰들로 가득하다.
사실 어느 지역을 가든 그곳에 산산사가 있으면 내 발기길이 그냥 지나친 적이 없다. 어쩌면 산사가
있기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이번에 등재된 통도사, 밥주사, 마곡사는
아직 답사기가 그곳에 미치지 않아 쓰지 않았을 뿐 답사기가 계속되어 그쪽으로 향하면 자연히 소개
하게 될 것이다. - 저자의 서문 중에서 -
책에서 소개된 산사 :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미황사, 고창 선운사
부안 내소사/개암사, 예산 수덕사, 서산산 개심사, 부여 무량사, 보령 성주사터, 문경 봉암사
청도 운문사, 창녕 관룡사, 구례 연곡사, 영암 도갑사, 강진 무위사/백련사, 정선 정암사, 묘향산
보현사, 금강산 표훈사
끄적 끄적 : 전라남도 해남 두륜산 아래 '대흥사' 전라북도 부안 '내소사' 충청남도 예산 '수덕사'
서 너번 갔었지만 수박 겉할기 식으로 사찰 주변 경치만 구경하고 말았는데, 저자의 말대로 '아는
만큼 보인다' 고, 그 사찰의 내력은 물론 사찰로 걸어 들어가는 길에서부터 주위 경관까지 넓고
깊고 상세하게 보고 느끼는 저자의 글을 읽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더불어 나 자신을
자성해 보면 매사에 쫏기듯, 빠른 것이 좋다는 사고가 일상을 떠난 여행에도 습관처럼 되어버려서
알지도 못하는 데다가, 빠른 걸음으로 제대로 보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여행이 되지 않았는지...
이제는 좀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야 할 나이가 되어 가는 것 같다. 아니 그렇게 되어야 겠다.
내용 중에 : 대흥사(大興寺)라는 명칭이 어떻게 생겼는가를 알아보면 모든 사물에 붙여진 이름의 세월
속 탈바꿈이 얼마나 우스운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두륜산의 원래 이름은 '한듬'이었다.
국토 남단에 불찰 솟은 그 형상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이것을 한자어와 섞어서 '대듬'이라고 부르
더니 나중엔 대둔산(大芚山)이라 불리게 됐고 '한듬절'은 '대듬절'에서 '대둔사'로 바뀌게 되었다.
그런 중 또는 유식한자가 나타나서 대둔산은 중궁 곤륜산(崑崙山)줄기가 동쪽으로 흘러 백두산을
이루고 여기서 다시 뻗은 태백산 줄기의 끝이라는 뜻에서 백두산과 곤륜산에서 한 자씩 따서 두륜
산(頭崙山)이라고 이름 지었는데, 일제 전국 지명을 새로 표기하면서 '륜'자를 바꾸어 두륜산(頭
輪山)이라고 하고 대둔사는 대흥사로 바꾸어 놓았으니 이제 와서 두륜산 대흥사라는 명칭 속에서
'한듬절'의 이미지는 되살릴 길이 없어지고 만 것이다. - 책 118쪽 내용 중에 -
능가산(稜伽山)이란 '그곳에 이르기 어렵다'는 범어에서 나온 이름이다. 그리고 내소사(來蘇寺)의
원래 이름은 소래사였다. '다시 태어나 찾아온다'는 뜻이다. 백제 무완 34년(633)에 혜구스님이
창건한 이래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 성종 때 간행된 <신중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되기까지도 소래
사였다. 그러던 것이 조선 인조 11년(1633)에 청민민선사가 중건할 때쯤에 내소사로 바뀐 것 같은
데 그 이유는 확실치 않다. 속전에 나당연합군 합동작전 때 당나라 소정방이 와서 시주하며서 '소
정방이 왔다'는 뜻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얘기가 있으나 근거가 없다. 이는 개암사의 울금바위가
우금암이라고 해서 소정방과 김유신이 만났다는 속전이 있는 것과 함께 당시 백제의 마지막 상황
이 어떠했는가를 말해주는 아픔의 이야기로만 의미 있을 뿐이다. 내소사의 전설일이라면면
변산에서 두번째로 높은 쌍선봉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월몀암에 얽힌 부설(浮雪)선사와 일화가
재밌다. 또 내소사의 참맛은 월명암까지 등반을 할 때라고 다녀온 사람마다 찬사가 자자하지만
나의 발길은 아직껏 거기에 닿지 못했다. - 책 163쪽 내용 중에 -
우리가 빼놓을 수 없는 수덕사 대웅전 건축의 중요한 특징은 배흘림기둥이다. 기둥이 아래에서
위로 곧바로 뻗어올락라간 것이 아니라 가운데가 슬쩍 부풀어 탱탱한 팽창감을 느끼게 해주고
윗부분을 좁게 마무리한 기둥둥을 배흘림이라고 한다. 배흘림기둥은 삼국시대 이래로 우리 목조
건축의 중요한 특징이며, 그리스 신전에서도 이 형식이 나타나 이른바 엔타시스(entasis )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왜 기둥에 배흘림을 가하게 되었을까? 곰브리치는 이것을 아주 명쾌하게
설명한 바 있다.
(엔타시스 형식을 취한) 기둥들은 탄력성 있게 보이며, 기둥 모양일 짓눌린 것 같은 인상을 주지
않은 채 지붕 무게가 기둥을 가볍게 누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마치 살아 있는 물체가 힘
안 들이고 짐을 지고 있는 것처럼 모이게 한다. - 책 182쪽 내용 중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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