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날짜 :'18년 10월 17일
지은 사람 : 신영복
옮긴 사람 :
출판한 곳 : 돌베게
내용 요약 : 이 책에 실린 글은 1997년 1년 동안 <중앙일보>에 '새로운 세기를 찾아서'라는 기획으로 연재
된 글입니다. 세계의 역사 현장을 찾아서 20세기를 되돌아보고 21세기를 전망하는 기획이었습니다.
그동안 <더불어숲> 1, 2권으로 나뉘어 있던 것을 한 권으로 묶었습니다. (--------)
스페인의 우엘바 항구에서 시작해서 중국의 태산에서 마지막 엽서를 띄우는 것으로 끝마쳤습니다.
매주 한 번씩 1년 동안 모두 47번 엽서를 띄웠습니다. 참 많은 곳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참 많은 시대
를 만났습니다. 지궁의 남단에서 북단까지 그리고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여러 시공을 누빈
셈입니다. (--------) 여행에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습니다. 떠남과 만남입니다. 떠난다는 것은 자기
의 성城 밖으로 걸어 나오는 것이며 만난다는 것은 새로운 대상을 대면하는 것입니다. 성 城의 의미가
비단 개인의 안거安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오랫동안 안거를 갖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쉽게 떠나고 새롭게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없지 않았습니다.
- 저자의 프롤로그 중에서 -
끄적 끄적 : 오래 전에 저자의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를 읽었더랬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서 신부가 조카뻘되는 결혼식장 축하연 자리에서 주례로 참석한 저자를 보게되었는데, 20년이란
긴 세월을 영어의 몸으로 감옥 생활을 극복해 낸 흔적이랄까 생각보다 외소한 모습이었지만, 신랑 신부
에게 축하의 덕담은 차분히 안정된 음성이면서도 중후한 톤이 식장 하객의 눈과 귀를 주목하게 만들고
부산한 실내가 성당에서 미사를 올리는 듯한 엄숙한 분위기로 만드는 카리스마를 지닌 분이라는 인상
남겼다. 마찬가지로 글 또한 그러하다 단어 문장 하나 하나 중후한 품격이 우러난다. (달컴이 생각)
저자의 책 중에 아직 못 읽은 네 종의 책은 읽고자 하는데,,, 게을러지는 요즈음 나이 먹어감을 탓한다
내용 중에 : 당신은 절대 상품화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자연, 인간, 그리고 화폐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자
연은 인간이 만들지 못하는 것이며, 인간은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며, 화폐는 실물이 아니라 시스템
이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현대 자본주의는 이 세 가지를 가장 유력한 상품으로 만들어 놓고 있습니
다. 상품이란 팔기 위한 물건입니다.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다른 것을 얻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입
니다. 우리가 뜻을 바쳐야 할 곳은 수단이 아니라 아름다운 대상이어야 합니다. 자기의 영혼을 바칠 수
있는 대상을 갖지 못한 사람이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던 당신의 말이 떠오릅니다.
- 책 134쪽 내용 중에 -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이끄는 황금 추적자들에게 쫓기고 쫓기던 잉카인들이 마지막으로 은거한 '최후의
도시'가 마추픽추입니다. (---------) 이 협곡의 안쪽 해발 2400m의 산상에 마추픽추가 있습니다. 이곳
에 도시를 건설한 그들은 그러나 미라 173구만 남겨 놓고 다시 이곳을 떠났고, 그 후 마추픽추는 망각
속에 묻혀 버립니다. 그로부터 400년 후인 1911년 이곳이 다시 세상에 알려졌을 때는 초목만이 무성한
폐허였습니다. (----------) 당신은 사이먼 가펑클의 <엘 콘도르 파사>라는 노래를 기억할 것입니다.
마추픽추의 폐허에서 잉카 악기 삼포냐로 듣는 이 노래는 참으로 가슴 저미는 아픔으로 파고듭니다.
이 노래는 원래 페루의 작곡가 로블레스의 기타 곡입니다. 사이먼과 가펑클이 이 곡에 노랫말을 붙여
부른 뒤 널리 애창된 노래입니다. "달팽이보다는 차라리 참새가 되고 싶다" 노랫말은 이곳을 떠나지 않
을 수 없었던 잉카인의 슬픔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반어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은 마지막 구절입니다. "길보다는 숲이 되고 싶다" 구절입니다. 어디론가 떠나는 길보다는 그
자리를 지키는 숲이 되고 싶어하는 것이 마추픽추의 마음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길을 자
신의 품에 안고 있는 숲, 그리고 발밑에 무한한 땅을 갖고 있는 숲에 대한 그리움을 그들은 남겨 놓고
있습다. - 책 240 쪽 내용 중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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