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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때 실수많고 자주 `버럭` 하면? 성인 ADHD 의심을

달컴이 2016. 6. 29. 23:02

 

 

 

지난해 초 홍보회사에 근무 중인 직장인 김 모씨(27)는 성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았다. 학창시절, 집중력에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기는 했지만 단순히 성격 탓으로 생각했고 성인이 되면 나아질 것으로 믿었다. 20대 중반에는 공황장애 증상으로 정신과 병원을 찾아 항우울제와 불안장애 치료제 등을 복용했지만 역시 호전되지 않았다. 김씨 스스로 ADHD가 아닐까 의심하게 된 것은 우연히 보게 된 체크리스트 검사를 통해서다. 김씨는 "ADHD는 어린아이나 걸리는 병이라는 편견이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보통 ADHD는 소아청소년기에 흔히 나타나는 질환으로 인식돼 있다. 하지만 ADHD는 실제 소아청소년 환자의 50%가 성인기까지 그 증상이 지속되는 신경정신 질환이다.

 


충동적인 행동이 잦고 과잉행동을 보이는 것이 주요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성인 ADHD 환자는 소아청소년 환자와 달리 과잉행동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성인의 경우 해야 할 일을 잊거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고, 대화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잦다.

직장인의 경우 업무를 완수해내지 못하거나 시간관리를 잘하지 못하는 형태로 나타나며, 운전 시 난폭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홍보이사 이소희 교수는 "성인 ADHD 환자의 대부분은 성인이 되어 증상이 새롭게 나타난다기보다는 어릴 때 가지고 있는 증상을 모르고 지나쳤거나 방치해 성인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평소에 업무를 마무리해 끝내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지나치게 활동적이거나 참을성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실제로 성인 ADHD 환자들은 실직 또는 이직 비율이 높고 자동차 사고나 이혼율 등이 일반인 대비 높은 편으로 나타난다.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업의 기회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 대학교를 졸업하는 비율은 19%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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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상근직에 근무하는 비율도 일반인 59%에 비해 34% 정도로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뿐만 아니라 성인 ADHD 환자가 사고를 일으킬 확률도 일반인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문제는 성인 ADHD 환자의 경우 소아환자에 비해 동반 질환이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성인 ADHD 환자의 약 80% 이상이 불안 및 우울장애, 반사회적 인격장애, 신경발달 질환 등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회적 편견 및 경제적 손실 등으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이로 인해 삶의 질도 심각하게 떨어질 수 있다.

성인 ADHD 치료는 소아청소년 환자와 마찬가지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나이에 상관 없이 비슷한 수준의 약물치료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수면이나 식욕 장애 등의 부작용 수준도 거의 동일하다. 약물 치료는 전문의의 지도하에 처방될 때 오남용이나 중독의 위험은 거의 없다. 실제로 약물 남용에 대한 잠재적 위험보다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ADHD 질환 자체가 조절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크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진행했던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인 ADHD 환자 1인당 연간 약 500만원(4336달러)에 달하는 업무 손실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ADHD 환자도 약물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직장 및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 중에서도 ADHD를 앓았던 사람이 많다.

정신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영화배우 짐 캐리와 브룩 실즈,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화가 빈센트 반 고흐, 과학자 아인슈타인, 종교인 마틴 루서 킹, 간호사 나이팅게일, 올림픽 수영 8관왕 마이클 펠프스, 작가 톨스토이, 정치가 윈스턴 처칠 같은 사람들이 모두 ADHD 증상을 보였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이를 극복했다.


적절한 치료와 괸리만 받으면 성인 ADHD 환자는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성인이 되어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행 국내 보험급여 기준에 따르면 18세 이전 ADHD 확진환자에게만 급여가 적용된다. 현재 미국, 캐나다 등 의료 선진국에서는 소아 및 성인 모두에게 진단 시기와 상관없이 치료제 급여를 적용토록 하고 있다.

이소희 교수는 "진단 시기에 따라 제한적인 현행 보험 급여 기준으로 성인 ADHD 환자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며"ADHD의 치료는 장기간 이뤄져야 하므로 환자 개인이 느끼는 경제적 부담감은 더 클 수 있는데, 실제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잦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출처: 매일경제 160629  [김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