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100만위안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은 당신 돈입니다. 하지만 재산이 2000만~3000만위안이라면 당신 돈이 아닙니다. 사회가 당신에게 맡긴 돈이지요. (이런 맥락에서) 기업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4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뇌물과 임금 체불, 탈세, 권리 침해입니다."
지난 8일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중국기업가클럽(CEC) 주석(회장)으로 선임된 직후 열린 좌담회에서 쏟아낸 말이다.
그가 취임 일성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 4불(不)`을 강조한 배경에는 일부 회원사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자리 잡고 있다. 사실 마 회장도 4불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알리바바는 짝퉁을 팔았다는 혐의로 비난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는 권리 침해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마 회장은 즉시 "짝퉁을 추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며 위기를 넘겼다.
마 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단순히 돈을 버는 기업을 만들기는 싫다. 전 세계에 자랑할 만한 위대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주길 바란다." 2014년 알리바바의 뉴욕 증시 상장 전에 약 3조원의 공익신탁을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무렵 마 회장은 빌 게이츠와 자선 경쟁을 벌이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는데 그 이후 꾸준한 기부로 이 말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철학은 그의 경험에서 나왔다. 그는 전형적인 흙수저 출신에 우수한 학생도 아니었다. 젊은 시절은 좌절과 실패의 연속이었다. 군과 경찰, 외식업체와 호텔 등 여러 곳에 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30대 들어 통역과 인터넷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고배를 마셨다.
1999년 알리바바를 설립한 이후에도 수많은 고비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그는 사회적 약자일 때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과 사회 발전을 위해 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현재 알리바바는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3% 증가한 1011억4000만위안, 순이익은 193%나 증가한 712억9000만위안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질주도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을 외면하면 한 방에 갈 수 있다는 것을 마 회장은 잘 알고 있다. 엉터리 병원 추천으로 대학생을 숨지게 만든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와 가습기 살균제로 궁지에 몰린 옥시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런 측면에서 마 회장의 기업 4불과 사회 역할론은 모든 경영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금과옥조다.
출처 : 매일경제160512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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