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마음속 10敵 ◆
매일경제는 지난달 22일부터 일주일간 우편과 인터넷 홈페이지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우편 설문에 5837명, 인터넷 설문에 8186명을 합해 총 1만4023명이 참여했다.
이 중 기한 내 답변이 도착한 인터넷설문 7122건, 우편 설문 4537건을 분석해 답변을 추렸다. 한국리서치가 자체 조사한 국민1000명, 여론주도층 108명의 응답분을 더해 설문 유효성을 높이는 검증도구로 활용했다.
총 1만2767명 응답자 중 '갑질 현상'이 심각하다고 답변한 비중이 78.1%로 가장 높았다. '대형 사업·재난의 부실한 사후 평가'(73.8%), '안전불감증'(73.5%), '사회주도층의 책임 회피'(69.3%), '인터넷상의 타인 비방'(67.2%)이 상위 5개 리스트에 올랐다.
1적에 오른 '갑질 현상'은 일반 국민 81.4%, 여론주도층의 82.4%가 심각하다고 답변해 고른 지지를 얻었다. 반면 '부실한 사후평가'는 일반 국민(73.1%) 보다 여론주도층(87%) 응답비율이 훨씬 높아 눈길을 끌었다. 최민식 이화여대 교수는 "독자 응답자 다수가 손에 잡히는 문제에 깊이 공감한 반면, 여론주도층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좀 더 관심을 쏟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6~10위를 기록한 '단기적 성과에 집착'(64.3%), '공공장소에서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것'(63.6%), '여성과 아동 폭력에 둔감한 현상'(63.2%), '상대방 의견에 무조건적인 반대'(62.9%),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는 것'(59.3%) 역시 60% 안팎의 고른 지지를 보였다.
이 중 '여성과 아동 폭력에 둔감한 현상'은 한국리서치 국민 조사 1000명(76.4%), 여론주도층 108명(73.1%)을 상대로 특히 비율이 높았다. 최근 학대로 인해 아동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례가 여러 건 발생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1~12위를 차지한 응답은 '지연·학연 등 연고 중시 현상', '학벌을 지나치게 따지는 경향'으로 나타나 뿌리 깊은 학연 중시 현상 역시 시급히 해결할 문제인 것으로 조사됐다.
위에 첨부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읽거나 매일경제 페이스북 계정(facebook.com/maekyungsns)에 방문하면 '마음속의 10적'을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중 기한 내 답변이 도착한 인터넷설문 7122건, 우편 설문 4537건을 분석해 답변을 추렸다. 한국리서치가 자체 조사한 국민1000명, 여론주도층 108명의 응답분을 더해 설문 유효성을 높이는 검증도구로 활용했다.
총 1만2767명 응답자 중 '갑질 현상'이 심각하다고 답변한 비중이 78.1%로 가장 높았다. '대형 사업·재난의 부실한 사후 평가'(73.8%), '안전불감증'(73.5%), '사회주도층의 책임 회피'(69.3%), '인터넷상의 타인 비방'(67.2%)이 상위 5개 리스트에 올랐다.
1적에 오른 '갑질 현상'은 일반 국민 81.4%, 여론주도층의 82.4%가 심각하다고 답변해 고른 지지를 얻었다. 반면 '부실한 사후평가'는 일반 국민(73.1%) 보다 여론주도층(87%) 응답비율이 훨씬 높아 눈길을 끌었다. 최민식 이화여대 교수는 "독자 응답자 다수가 손에 잡히는 문제에 깊이 공감한 반면, 여론주도층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좀 더 관심을 쏟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6~10위를 기록한 '단기적 성과에 집착'(64.3%), '공공장소에서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것'(63.6%), '여성과 아동 폭력에 둔감한 현상'(63.2%), '상대방 의견에 무조건적인 반대'(62.9%),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는 것'(59.3%) 역시 60% 안팎의 고른 지지를 보였다.
11~12위를 차지한 응답은 '지연·학연 등 연고 중시 현상', '학벌을 지나치게 따지는 경향'으로 나타나 뿌리 깊은 학연 중시 현상 역시 시급히 해결할 문제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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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매일경제신문 160322
[특별취재팀 = 이은아 부장(팀장) / 홍장원 기자 / 안정훈 기자 / 홍성윤 기자 / 정순우 기자 / 배미정 기자 / 백상경 기자 / 연규욱 기자 / 홍성용 기자 / 박윤구 기자]
◆ 우리 마음속 10敵 ◆
◆ "내가 누군줄 알고 그래" 약자 무릎 꿇리는 갑질
남양유업의 대리점 밀어내기, '포스코 라면 상무'와 '땅콩회항' 사건, 그리고 백화점 주차요원을 무릎 꿇린 채 폭언을 가한 모녀 고객까지. 한국 사회를 분노로 들끓게 만든 일련의 사건은 한국인들의 왜곡된 의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갑질'은 힘 있고 권위 있는 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갑과 을이 수시로 변하는 환경에서는 누구나 갑질의 주체가 될 수 있다.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스며든 '대중 갑질 현상'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콜센터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갑질'이 이뤄지는 현장이다. 하루 수백 통의 민원 전화를 받는 콜센터 직원들은 일방적인 화풀이 전화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넘어 직업적 자존감이 상실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다른 상황에서 본인이 갑(손님)이 됐을 때 보복 심리가 꿈틀댄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한국의 갑질 문화는 외국인에게는 낯선 현상이다. 한국에서 오래 생활한 외국인들은 '이상한 갑을(甲乙)의 나라'라고 표현할 정도다. '갑질공화국'에서 벗어나야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데는 전문가나 시민이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 "이번만 넘어가면 돼" 사고 터져도 땜질처방 면피
콜센터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갑질'이 이뤄지는 현장이다. 하루 수백 통의 민원 전화를 받는 콜센터 직원들은 일방적인 화풀이 전화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넘어 직업적 자존감이 상실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다른 상황에서 본인이 갑(손님)이 됐을 때 보복 심리가 꿈틀댄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한국의 갑질 문화는 외국인에게는 낯선 현상이다. 한국에서 오래 생활한 외국인들은 '이상한 갑을(甲乙)의 나라'라고 표현할 정도다. '갑질공화국'에서 벗어나야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데는 전문가나 시민이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 "이번만 넘어가면 돼" 사고 터져도 땜질처방 면피
시간은 기억을 희미하게 한다. '선각후망(先覺後忘·앞에선 깨우치고 돌아서면 잊는다)'의 반복이다. 아무리 참혹한 대형 사고가 발생해도 그때뿐이다.
2014년 10월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유플레이스 광장에서 발생한 환풍구 참사 이후 일련의 과정들이 대표적이다. 27명의 사상자를 낸 이 사고는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과 건설업계의 부실 시공, 구멍난 안전관리 규정과 행정기관의 무사안일주의가 연쇄 반응을 일으킨 참사다.
사고 직후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시공·보수 가이드라인이 줄줄이 쏟아졌다. 하지만 매일경제신문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서울 도심 중심가와 판교 사고 현장 일대를 동행 점검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보행자가 많은 한 번화가 지하철 도보형 환풍구에선 덮개로 쓰인 철제 구조물이 끊어져 있었고, 부실한 환풍구 위를 시민들은 아무런 불안감 없이 걷고 있었다. 자동차가 주차돼 있는 환풍구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사고가 터질 때마다 주먹구구로 대응해서 문제가 재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체계적인 관리 체계가 서 있는 선진국형 대응 시스템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 "설마 무슨 일이야 생기겠어" 화재경보도 나몰라라
2014년 10월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유플레이스 광장에서 발생한 환풍구 참사 이후 일련의 과정들이 대표적이다. 27명의 사상자를 낸 이 사고는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과 건설업계의 부실 시공, 구멍난 안전관리 규정과 행정기관의 무사안일주의가 연쇄 반응을 일으킨 참사다.
사고 직후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시공·보수 가이드라인이 줄줄이 쏟아졌다. 하지만 매일경제신문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서울 도심 중심가와 판교 사고 현장 일대를 동행 점검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보행자가 많은 한 번화가 지하철 도보형 환풍구에선 덮개로 쓰인 철제 구조물이 끊어져 있었고, 부실한 환풍구 위를 시민들은 아무런 불안감 없이 걷고 있었다. 자동차가 주차돼 있는 환풍구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사고가 터질 때마다 주먹구구로 대응해서 문제가 재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체계적인 관리 체계가 서 있는 선진국형 대응 시스템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 "설마 무슨 일이야 생기겠어" 화재경보도 나몰라라
천재(天災)든 인재(人災)든 사고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설마 내가 사고를 당하겠어' '설마 이곳에 무슨 일이 나겠어' 하는 마음가짐은 작은 사고를 대형 참사로 키운다.
다수의 설문 참여자들은 시민들의 안전의식에 큰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 응답자는 "건물 내에서 화재 경보가 울렸는데 사람들이 서로 쳐다보다 그냥 앉아서 업무를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안전 분야를 교육하는 강사라고 밝힌 다른 응답자는 "자전거를 즐겨 타는데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타다가 넘어져 크게 다쳤다. 나부터가 안전수칙을 실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4만4432건의 화재 중 53%(2만3516건)가 부주의로 발생했다. 담배꽁초를 방치해 일어난 화재 건수만 6840건에 달한다. 2017년 2월까지 모든 일반주택에 소화기 비치와 화재감지기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만 주민 참여도는 저조하다. 설치하지 않은 주택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선진국 도약을 위해 뿌리 깊은 안전불감증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질 때다.
한 응답자는 "100번 안전했더라도 1번 사고가 발생하면 안전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 "나만 잘 살면 그만" 납세·국방의무 회피하는 지도층
다수의 설문 참여자들은 시민들의 안전의식에 큰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 응답자는 "건물 내에서 화재 경보가 울렸는데 사람들이 서로 쳐다보다 그냥 앉아서 업무를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안전 분야를 교육하는 강사라고 밝힌 다른 응답자는 "자전거를 즐겨 타는데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타다가 넘어져 크게 다쳤다. 나부터가 안전수칙을 실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4만4432건의 화재 중 53%(2만3516건)가 부주의로 발생했다. 담배꽁초를 방치해 일어난 화재 건수만 6840건에 달한다. 2017년 2월까지 모든 일반주택에 소화기 비치와 화재감지기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만 주민 참여도는 저조하다. 설치하지 않은 주택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선진국 도약을 위해 뿌리 깊은 안전불감증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질 때다.
한 응답자는 "100번 안전했더라도 1번 사고가 발생하면 안전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 "나만 잘 살면 그만" 납세·국방의무 회피하는 지도층
사회 지도층의 의무와 책임을 강조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단어는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 생경하게 들린다. 납세, 국방 등 기본적인 의무조차 회피하는 지도층의 행태 때문이다. 고액 체납자의 세금 징수를 위해 가택 수색에 나선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직원들을 동행 취재했다. 수십억 원대 고급 아파트에 사는 체납자 집에는 골동품, 미술품을 비롯한 고가의 물건이 즐비했지만 세금 납부는 뒷전이었다. 서울시 직원을 피해 구석 골방에 숨어 있던 기업인의 모습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찾아볼 수 없었다.
후진적인 '원정출산' 문화도 여전했다. 해외 유학파, 판검사, 의사 등 사회 지도층 사이에서 원정출산은 전혀 부끄러운 행동이 아니었다. 2000만원 상당의 돈을 들여 자식들에게 미국 시민권을 선물하자는 심리가 팽배했다. 괌, 사이판에는 원정출산을 위한 대규모 산후조리원까지 구비되어 있었다. 지도층으로서 각종 혜택은 누리면서 자식들이 한국 사회를 탈출할 수 있는 보험은 남들보다 먼저 든 셈이다.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형제간에 기업 경영권을 놓고 낯 뜨거운 싸움을 벌이는 현실도 안타깝다.
◆ "악플도 관심…표현의 자유 몰라?" 도넘은 사이버 폭력
후진적인 '원정출산' 문화도 여전했다. 해외 유학파, 판검사, 의사 등 사회 지도층 사이에서 원정출산은 전혀 부끄러운 행동이 아니었다. 2000만원 상당의 돈을 들여 자식들에게 미국 시민권을 선물하자는 심리가 팽배했다. 괌, 사이판에는 원정출산을 위한 대규모 산후조리원까지 구비되어 있었다. 지도층으로서 각종 혜택은 누리면서 자식들이 한국 사회를 탈출할 수 있는 보험은 남들보다 먼저 든 셈이다.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형제간에 기업 경영권을 놓고 낯 뜨거운 싸움을 벌이는 현실도 안타깝다.
◆ "악플도 관심…표현의 자유 몰라?" 도넘은 사이버 폭력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 유치원 교사에서 판사까지. 지금 이 순간에도 익명 네티즌들은 '표현의 자유'라는 가면을 쓰고 마녀사냥에 나선다.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비방성 게시글과 악성 댓글이 만연한 결과 '인터넷 장의사'를 자처하는 업체가 속속 등장했다.
'인터넷 악성 댓글 쓰레기 처리장'을 찾아 적나라한 실태를 파악해봤다. 철없던 사춘기 시절 남을 공격했던 본인의 흔적을 지워달라는 대입 수험생의 절박감에서 안타까운 현실이 스쳐간다. 헤어진 남자친구의 보복으로 유포된 나체 사진을 지워달라는 여대생의 눈물이 이 사회가 처한 현실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 5명 중 한 명이 최근 1년간 사이버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 학교생활과 교우관계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일수록, 평소 스트레스가 많은 성인일수록 사이버폭력 경험이 많다는 점은 '사이버공화국'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인터넷 악성 댓글과 상대방 비방의 주체가 주로 미성년자인 만큼 초등학교의 인터넷 윤리 교육은 절실하다. 하지만 교사와 학부모들은 인터넷 댓글 조기 교육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한다.
◆ "내 임기때 생색내야지" 단발성 이슈만 좇아 호들갑
'인터넷 악성 댓글 쓰레기 처리장'을 찾아 적나라한 실태를 파악해봤다. 철없던 사춘기 시절 남을 공격했던 본인의 흔적을 지워달라는 대입 수험생의 절박감에서 안타까운 현실이 스쳐간다. 헤어진 남자친구의 보복으로 유포된 나체 사진을 지워달라는 여대생의 눈물이 이 사회가 처한 현실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 5명 중 한 명이 최근 1년간 사이버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 학교생활과 교우관계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일수록, 평소 스트레스가 많은 성인일수록 사이버폭력 경험이 많다는 점은 '사이버공화국'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인터넷 악성 댓글과 상대방 비방의 주체가 주로 미성년자인 만큼 초등학교의 인터넷 윤리 교육은 절실하다. 하지만 교사와 학부모들은 인터넷 댓글 조기 교육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한다.
◆ "내 임기때 생색내야지" 단발성 이슈만 좇아 호들갑
'여반장(如反掌·손바닥 뒤집다)'하듯 쉽게 바뀌는 정책은 혼란만을 야기한다. 정권 장악에만 혈안이 되어서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적 정책만을 쏟아내는 정치인들, 권력의 변화에 따라 영혼 없이 왔다갔다 하는 공무원들의 행태는 한국 사회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정책의 수명은 평균 5년이다. MB정권의 키워드 '녹색 성장'은 이제 듣기 힘든 단어가 됐다.
정부 관료들이 추진하는 정책들 수명은 이보다도 더 짧다. 보통 2년이 지나면 정책 담당자가 바뀐다. 담당자가 바뀌면 이전에 추진하던 정책은 추진력을 잃거나 심한 경우 아예 사라지기도 한다. 최근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이 화제가 되자 정부에서는 인공지능 산업 발전을 위해 뒤늦게 나서고 있다.
늦게나마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다행이지만 과거 행태를 보면 언제 또 흐지부지될지 모를 일이다. 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평균 2~3년 임기를 보장받는 기업 CEO들은 단기적인 성과에만 초점을 맞춘다. 신약 개발에 15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해 7조원이 넘는 수출을 일궈낸 한미약품 같은 사례는 한국에서 가뭄에 콩 나듯 나온다.
한국 사회에서 정책의 수명은 평균 5년이다. MB정권의 키워드 '녹색 성장'은 이제 듣기 힘든 단어가 됐다.
정부 관료들이 추진하는 정책들 수명은 이보다도 더 짧다. 보통 2년이 지나면 정책 담당자가 바뀐다. 담당자가 바뀌면 이전에 추진하던 정책은 추진력을 잃거나 심한 경우 아예 사라지기도 한다. 최근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이 화제가 되자 정부에서는 인공지능 산업 발전을 위해 뒤늦게 나서고 있다.
◆ "내 새끼, 맘껏 뛰어 놀아" 공공장소가 안방?
동방예의지국은 이제 옛말이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행동에 사회는 점차 삭막해진다.
노약자, 장애인, 임산부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
지하철 핑크석(임산부 배려석)의 대부분은 남성이 차지했다. 임산부를 배려해주는 지하철 승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공장소에서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도어 에티켓'을 실천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고, 지나가다 부딪쳐도 미안하다는 말조차 건네지 않는다.
버스를 타려고 서로를 밀치는 모습은 일상이 됐고, '앞문 승차, 뒷문 하차'가 무색하게 뒷문으로 타려는 승객들이 몰린다. 유모차를 끌고 가는 아이 엄마를 밀치고 먼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거나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것쯤은 예삿일로 여기는 사람도 많다.
매일경제 취재팀이 LG CNS에 의뢰해 '에티켓' '노매너'를 키워드로 14만여 개의 소셜데이터를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 대중교통, 직장, 학교 등이 상호 간 배려가 부족한 현장으로 지목됐다.
난폭운전, 보복운전 등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운전 행태 등에서도 선진국 진입을 가로막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읽을 수 있다.
◆ "뭐가 문제인데" 죄의식 없는 성희롱·아동학대
노약자, 장애인, 임산부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
지하철 핑크석(임산부 배려석)의 대부분은 남성이 차지했다. 임산부를 배려해주는 지하철 승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공장소에서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도어 에티켓'을 실천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고, 지나가다 부딪쳐도 미안하다는 말조차 건네지 않는다.
버스를 타려고 서로를 밀치는 모습은 일상이 됐고, '앞문 승차, 뒷문 하차'가 무색하게 뒷문으로 타려는 승객들이 몰린다. 유모차를 끌고 가는 아이 엄마를 밀치고 먼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거나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것쯤은 예삿일로 여기는 사람도 많다.
매일경제 취재팀이 LG CNS에 의뢰해 '에티켓' '노매너'를 키워드로 14만여 개의 소셜데이터를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 대중교통, 직장, 학교 등이 상호 간 배려가 부족한 현장으로 지목됐다.
난폭운전, 보복운전 등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운전 행태 등에서도 선진국 진입을 가로막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읽을 수 있다.
◆ "뭐가 문제인데" 죄의식 없는 성희롱·아동학대
"나 같은 피해자가 다시 나오지 않기를…."
용기를 내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 응한 아동학대 피해자 18세 소녀 지수의 얘기다. 돌을 앞둔 아들을 둔 미혼모다. 아버지의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린 지수는 밖으로 나돌다 남자친구를 만나 아들 지운이(가명)를 낳았다. 이후 남자친구마저 폭행 혐의로 구속돼 두 모자만 남았다. 어렸을 적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다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지난해 한국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만 1만9209건. 5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라 밝혀지며 우리 모두의 무관심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거리를 헤매며 주변인으로 전락한다. 아동학대 피해 아동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예산이나 인프라스트럭처는 턱없이 부족하다.
스스럼없이 벌어지는 '성희롱'에 상처받은 여성들도 많다. LG CNS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성희롱'이란 단어의 유통구조를 분석했다.
성희롱 장소로는 '직장·회사' '학교'가, 관련 인물로는 '직원' '학생' '교사' '선생님'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가해자보다 '동료들의 무관심'이 더 무서웠다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절절했다.
◆ 생각 달라서가 아니라 미워서 반대하는 진영논리
용기를 내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 응한 아동학대 피해자 18세 소녀 지수의 얘기다. 돌을 앞둔 아들을 둔 미혼모다. 아버지의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린 지수는 밖으로 나돌다 남자친구를 만나 아들 지운이(가명)를 낳았다. 이후 남자친구마저 폭행 혐의로 구속돼 두 모자만 남았다. 어렸을 적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다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지난해 한국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만 1만9209건. 5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라 밝혀지며 우리 모두의 무관심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거리를 헤매며 주변인으로 전락한다. 아동학대 피해 아동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예산이나 인프라스트럭처는 턱없이 부족하다.
스스럼없이 벌어지는 '성희롱'에 상처받은 여성들도 많다. LG CNS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성희롱'이란 단어의 유통구조를 분석했다.
성희롱 장소로는 '직장·회사' '학교'가, 관련 인물로는 '직원' '학생' '교사' '선생님'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가해자보다 '동료들의 무관심'이 더 무서웠다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절절했다.
◆ 생각 달라서가 아니라 미워서 반대하는 진영논리
같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자신이 속한 집단 구성원에게 좀 더 관대한 잣대를 적용하는 습성이 있다. 집단 구성원이 아닌 사람이 같은 잘못을 저지르면 보다 엄격하게,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나와 남에게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이중잣대다.
매일경제신문은 조직·산업심리 전문 연구소인 ORP연구소와 함께 한국의 이중잣대 현실을 검증하는 실험을 설계했다. 직장인 66명을 상대로 실험한 결과 한국 사회에 만연한 '우리 집단 챙기기' 문화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후진적인 국회 문화는 이중잣대가 판치는 한국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내가 속한 정당이 발의한 법안은 무조건 찬성하고, 반대 경우에는 법안 세부 내용을 살피지도 않고 무조건 반대 의견을 낸다. 한 독자는 "사회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첨예하게 다투는 탓에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신문은 조직·산업심리 전문 연구소인 ORP연구소와 함께 한국의 이중잣대 현실을 검증하는 실험을 설계했다. 직장인 66명을 상대로 실험한 결과 한국 사회에 만연한 '우리 집단 챙기기' 문화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후진적인 국회 문화는 이중잣대가 판치는 한국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내가 속한 정당이 발의한 법안은 무조건 찬성하고, 반대 경우에는 법안 세부 내용을 살피지도 않고 무조건 반대 의견을 낸다. 한 독자는 "사회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첨예하게 다투는 탓에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바쁜데 나 먼저 갈게요" 도로 위 무법차들
2000년 대한민국 사람 100만명 중 218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당시 한국에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 세계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충격을 받은 정부는 처벌 수위를 높였다. 최근 5년간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1년 5229명에서 지난해 4621명으로 11.6%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교통법규 위반 건수는 1115만3765건에서 1485만1129건으로 오히려 33.1% 늘었다.
신호위반, 정지선, 스쿨존을 비롯한 지키는 것에 대해 우리 의식은 얼마나 선진적일까. 매일경제 취재팀은 늦은 밤 서울 여의도의 한 횡단보도에서 3시간 동안 지나가는 차량을 관찰하며 얼마나 많은 차가 신호를 지키는지 확인했다.
3월부터 경찰에서 시범 운영 중인 암행순찰차 현장단속도 동행 취재했다.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서 기흥나들목 구간에서 이뤄진 암행단속을 통해 '도로 위의 무법자'들을 목격했다. 과속으로 단속에 걸린 한 승합차는 시속 150㎞로 따라붙는 경찰차를 더 빠른 속도로 따돌리고 유유히 사라졌다. 후진적인 교통문화 개선은 선진국 진입을 위한 시급한 과제다.
충격을 받은 정부는 처벌 수위를 높였다. 최근 5년간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1년 5229명에서 지난해 4621명으로 11.6%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교통법규 위반 건수는 1115만3765건에서 1485만1129건으로 오히려 33.1% 늘었다.
신호위반, 정지선, 스쿨존을 비롯한 지키는 것에 대해 우리 의식은 얼마나 선진적일까. 매일경제 취재팀은 늦은 밤 서울 여의도의 한 횡단보도에서 3시간 동안 지나가는 차량을 관찰하며 얼마나 많은 차가 신호를 지키는지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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