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날짜 :'14년 3월 20일
지은 사람 : 정여울
옮긴 사람 :
출판한 곳 : 홍익출판사
내용 요약 : 세계여행 중에 유럽여행을 먼저 가봐야 겠다는 생각을 갖도록 만드는 10가지 테마에 10가지
보기를 선정하여 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저자의 느낌을 에세이처럼 쓴 유럽 여행기.
- 사랑을 부르는 유럽, 직접 느끼고 싶은 유럽, 먹고 싶은 유럽, 달리고 싶은 유럽, 시간이 멈춘
유럽, 한 달쯤 살고 싶은 유럽, 갖고 싶은 유럽, 그들을 만나러 가는 유럽, 도전 해보고 싶은 유럽
유럽 속에 숨겨진 유럽. -
끄적 끄적 : 슈테판 대성당의 종소리가 울리면 시간이 멈춘다. 광장에서 민속춤을 추며 수백 명의 관중을
모으던 댄서들도 마치 '즐겁게 춤을 주다가 그대로 멈춰라!'라는 명령을 받은 것처럼 일시에 춤을 멈
춘다. 얼마 전 빈을 다시 찾았을 때, 나는 슈테판 대성당의 미사에 참석할 수 있었다. 감미로운 현악
사중주와 단아한 합창단의 멜로디까지 가세하여 하나의 완벽한 공연을 보는 것만 같은 아름다운 미
사였다. 전 세계에서 모인 여행자들은 각자의 언어로 중얼중얼 기도를 올리고, 신부님은 독일어로
기도를 접전했으며, 성가대와 연주자들은 '음악'이라 불리는 만국 공통어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 책 30쪽에서 -
여섯 달 전 쯤, 업무관계로 오스트리아에 갔을 적에 들렀던 슈테판 대성당, 그 때도 미사 중이었는데
책을 읽는 중에 느낌이 내가 본 그 당시의 대성당 미사 풍경의 기록 영상물을 되돌려 보는 것 같았다
어쩜 이렇게 주위에 사물과 상황을 글로써 술술 재밌고 정갈하게 잘 표현 할 수 있을까. 혹시 나처
럼 몇 줄 썼다가 지우고 또 고쳐쓰는 경우도 많지 않을까. ( 회사업무 기안 작성 시 많이 수정 함 )
빌려 읽은 이 책을 소장하여 몇 번 더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저자가 쓴 다른 책도 책
방에 들러 흝어 봐야겠다는 충동이 생기게끔 참 글이 좋다.
내용 중에 : '너는 왜 그렇게 여행에 미쳤니?'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 돈을 아꼈으면 지금쯤 꽤 모으
지 않았겠어?' 하고 여행의 경비를 걱정해주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여행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에
비하면 여행을 위해 쓴 경비나 시간은 전혀 아깝지가 않다. 여행을 오래, 멀리 떠날수록 더 많은 용기
가 필요하다. 용기가 먼저 생긴다면 다른 요소들은 어떻게든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나는 10
년 전쯤 미치도록 여행을 떠나고 싶어 빚을 낸 적도 있다. 다녀와서 빚을 갚느라 조금 고생은 했지만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 여행이다. 남들에게는 만용처럼 보였을지라도 나에게는 삶을 바꿀 수 있는 작
지만 소중한 기회였다. 그 후로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떠나지 못하는 것은 일이나 돈 때문이 아니라
내가 사는 세상 바깥을 꿈꾸지 못하는 내 자신의 닫힌 마음 때문임을. - 책 145쪽에서 -
산길을 걷는다는 것에는 그 무엇과도 바뚤 수 없는 매력이 있다. 깊은 슬픔이 가슴을 꽉 채웠을 때,
'넌 이걸 해내야 돼!' 라는 강박 때문에 스스로를 고문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혼자만의 고요한
산책이 아닐까.
그저 혼자 오래오래 걷는 것만이 가장 아름다운 위안이 되어줄 때가 있다. 높은 산에 올라가면 우리는
하늘의 광활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의 초록빛이 얼마나 빛나는 것인지, 한
걸음 한 걸음 이 세상에 발을 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위대한 축복인지를 깨닫게 된다. 산길의
정적, 그 숭고한 고요 속으로 몸을 던지면 우리는 평소에 좀처럼 느낄 수 없는 '내 안의 무한한 우주'
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 책 289쪽에서 -
파리나 런던 여행이 '소문난 명소의 확인'부터 일단 시작되는 여정이라면 칼프처럼 작은 도시의 여행
은 한 걸음 한 걸음이 미지의 세계를 향한 첫 번째 발자욱이 된다. 해세가 걸었던 길, 해세가 건넜던
다리, 해세가 소설의 영감을 받았던 장소 하나하나가 아름답지만, 칼프의 아름다움은 단지 위대한
작가의 오랜 발자취에 있는 것만은 아니었다. 세상의 유행이 아니라 자연의 절기에따라 살아가는 사
람들의 꾸밈없는 모습, 대세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믿음과 대대로 내려온 삶의 방식에 따라 하루하루
를 꾸려가는 사람들, 이런 마을의 특징은 돈 버는 일보다 자신만의 리듬을 지키는 삶을 더욱중시한다
는 것이다. 아무리 장사가 잘 돼도 일정한 시간이 되면 칼같이 문을 닫고, 밤이 되면 편의점은 커녕
문을 연 가게도 찾기 어려워진다. 여행자에게는 불편일 수 있겠지만, 여행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내
가 살라온 삶의 리듬'을 그렇게 조용히 지켜내는 사람들의 굳은 심지가 부러웠다. 힘쎈 사람들, 돈 많
은 사람들, 남의 삶을 쥐락펴락하는 사람들의 처분에 내 삶을 맡기지 않고, 나도 자연의 조용한 입김
에 따라, 내 마음 깊은 곳의 가장 은밀한 속삭임에 따라 나만의 길을 걷고 싶다. - 책 342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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