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날짜 :'12년 3월 11일
지은 사람 : 정 호승
옮긴 사람 :
출판한 곳 : 비 채
내용 요약 : 한마디 말이 내 일생을 바꾸어놓을 수 있습니다. 한마디 말이 절망에 빠진 나를 구원해줄
수 있습니다. 한마디 말로 빙벽처럼 굳었던 마음이 풀릴 수 있습니다. 한마디 말로 지옥과 천국을
경험할 수 있고, 절망과 희망 사이를 오갈 수 있습니다. 한마디 말이 비수가 되어 내 가슴을 찌를
수 있고, 한마디 말이 갓 퍼담은 한 그릇 쌀밥이 되어 감사의 눈물을 펑펑 쏟게 할 수가 있습니다
이책에 있는 한마디 한마디가 바로 그러한 것들입니다. 이책에 실린 말에는 세계적 문호의 말
도 있고, 신부님과 스님의 말도 있고, 평범한 이들의 말도 있고, 제 어머님의 말도 있고, 제가 제
자신에게 한 말도 있습니다. 글 속에는 누가 한 말이라고 거의 다 밝혔지만, 굳이 누가 한 말이라
고 밝히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 ... ) 저는 그 말들을 통해 제 인생에 힘과 위안을 얻었습니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
끄적 끄적 : 꽃샘추위가 매년 약속이나 한 듯이 어김없이 오나 봅니다. 어제 저녁부터 좀 쌀쌀하더니만
오늘 아침 난방을 꺼둔 방안에서는 두터운 겨울조끼를 다시 입어야했습니다. 몇일 전에 내가 한
말이 되살아납니다. 작년에는 3월 중순까지도 함박눈이 많이 내렸고, 한겨울처럼 늦추위가 기승
을 부렸지만 이번 겨울만큼은 소리없이 갈 것 같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렇지도 않나 싶습니다.
이 글을 쓴는 몇 시간 전, 미국에서 사업하는 여동생과 전화로 긴 대화를 나누는 중에 나도 나이
가 꽤나 들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20여년의 직장생활 즉, 경제생활 주체인 소득의 밧데리
가 점점 소진되어가고 있음을 주변의 모든 것에서 감지하고 있습니다. ( 자신 스스로는 아직도 충
분한 전력이 충전되어 있다고해도 그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뿐입니다 )물론 동생도 오빠를 그렇
게 생각하는 사람중에 한 사람이었습니다. 차량의 밧데리가 약하면 시동이 잘 걸리지 않듯이 심신
멜로디가 저음으로 다운되는 경우가 많으니깐,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베이붐세대의 자기계발을
위한 다양한 책자의 발간과 컨설팅 강연도 많은 것이 요즈음입니다. 하여, 나또한 직장 내외에서
그러한 밧데리가 다해가는 세대의 일원으로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에 맞닿아 있다는 비애감에서
위안을 얻고자, 저번 한꺼번에 구입한 15권의 책 중에서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내용 중에 : 선암사 해우소 건물은 다른 절간의 해우소 건물과는 달리 우아하고 고풍스런 기개가 엿보
였습니다. 얼핏 '뒷간' 이라는 글씨만 보이지 않는다면 부처님을 모셔놓은 법당이라고 해도 누가
뭐라고 할 것 같지 않았습니다. ( ... ) 그런데 그때 시선이 닿는 곳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쓰인
낡은 종잇장 한장이 눈에 띄었습니다. " 대소변을 몸 밖으로 버리듯 번뇌와 망상도 미련 없이
버리세요 " ( ... ) " 그래 소변을 몸 밖으로 버리듯 지금까지 내가 지녀온 온갖 욕심을 다 버리는
거야. 내 욕심에서 모든 고통이 시작되는 거야. 욕심은 이런 소변에 불과한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소변을 보고 해우소를 나왔습니다. 그러나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
니다. 저는 해우소 앞에서 한참 동안 쭈그리고 앉아서 마음속으로 울었습니다. 그동안 제 가슴
속에 웅크리고만 있던 마음껏 울지도 못하고 남의 눈치만 보던 모든 울음들이 한꺼번에 터져나
왔습니다. 그 울음은 20대 때 동해의 푸른 바다를 보고 울었던 그런 낭만적인 울음은 아니었습니
다. ( ... ) 어쩔 수 없이 겪게되는 말 못할 고통에서 오는 울음이었습니다. 남을 사랑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울음. 내 사랑이 전해지지 못하고 증오로 변질되어 되돌아오는 고통에서 오는 울음이
었습니다. 저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습니다. 그러자 가슴이 시원해졌습니다. 몸속의
소변뿐만 아니라 마음속의 소변까지도 몸 밖으로 시원하게 빠져나간 듯 마음이 가뿐해졌습니다.
- 책 50~51 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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