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하면 으례히 태백산 근처를 찾았던 나는
이번엔 백두대간의 일부 오대산을 찾는다. (상원사 적멸보궁 방향으로..)
가로수 프르름이 쭉 이어져 사열을 받는 듯한
길에 쌓인 눈이 아니었다면 여름이라고 해도 모를 것을.
예전에 가을의 경험으로 올랐던 산행의 시작이
조그마한 착오가 잉태된 줄도 몰랐고..
선두로 앞서 가는 선봉장이기에, 뒤에 이어지는 대열의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분명 옛 스님께서는 이렇게 계단식으로 지으시진 않았을 터~~" 하면서 중얼거리며.
사자봉(중대)를 지나서 적멸보궁으로 올라가는 길은
낙엽이 흩날리는 가을이 아닌 힘든 눈길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 나의 착오 )
가끔은 좀 부족한 나입니다.
어쨋거나 부처님의 옥체 일부를 모시고 있다는 '적멸보궁'에 들렀습니다.
암자 뒷 쪽으로 돌아서
정확하게 암자 뒷편에, " 저 것이 사리탑입니다." 하면서 옆의 어떤 산객이 알려준다.
"뒤에 있어서 못 보고 가는 이가 많지요" 하면서 사진을 연신 찍는 그 산객의 말.
비로봉을 오르는 길은 눈이 두텁게 쌓여 생각보다는 힘이듭니다.
비로봉의 높이가 해발 1563 m 인데
차량으로 상원사까지 올라오면 약 840 m정도 입니다.
그럼 720 m정도를 오르는 산행인 것을.
너무 쉽게 내위주로 생각한 것이 내 부족함입니다.
많은 산객이 힘들게 오르는 모습이 눈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척 바람이 세게 붑니다. 북쪽 멀리 설악산 대청봉을 보려고 했으나 무리수 이고요.
상왕봉으로 방향으로 향하는데,
바람은 쌓인 눈을 휘날리며 눈보라처럼 매섭습니다.
전문 산악인차림의 친구 '기환'이와 함께
춥고, 바람이 매서워도 좋은 자리만 있으면 포즈를 취합니다.
환상입니다. 천천히 걷고 싶었는데, 아니,,그냥 머물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습니다. ( 단체로 점심먹을 자리를 찾아야죠, 막중한 임무 입니다 )
(차겁고 매서운 바람을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산 전체를 보는 아름다움이 이었습니다만,
얼음장 같은 차가운 바람은 얼굴의 근육을 마비 시켜버렸습니다.
정상적인 길을 벗어나 적당한 식사장소를 물색하던 중
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후 2시가까이 아직 식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겨울 산행에서 '저체온증'과 '체력탈진'은 무서운 복병입니다.
그래서 휴식과 열량보충은 중요합니다
많은 일행 중에서 단 한사람이라도 신체에 이상이 생기면 난감한 상황입니다.
겉으론 태연했지만, 상당한 중압감이 추위도 잊었습니다.
준비된 비상용 쵸코카라멜 열댓개를 하나씩 건네주고.
.......
상왕봉에서 300 m 내려와 바람이 조금 적은 곳에서 요기를 했습니다.
겨울 단체산행에서 좋은 경험과 배움이었습니다. ( 단체 산행의 어려움 )
어려운 눈길,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모두 무사히 아름다운 설경을 만끽한 산행에 감사한다.
산행 코스 : 상원사 (10시30분) -->적멸보궁 --> 비로봉 --> 상왕봉 -->갈림길 -->북대사
--> 상원사 주차장 (16시10분) ( 9.4 Km / 5시간4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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