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날짜 : '09년 8월 27일
지은 사람 : 고 선
옮긴 사람 :
출판한 곳 : 문학의 전당
읽고 나서 : 조용한 그리고 가냘픈 작은 여인이 산행에는 그리 어울리지 않은 모습으로 버스를 탔다.
회색의 도시를 지나서 청명한 하늘과 초록내음이 풀잎을 짖이기듯이 진동하는 주왕산 입구에 도착
할 때까지 앞좌석에 앉아서 책을 읽던 그 여인은 다른이가 십리 걸음이면 그 여인은 오리였다.
"전 보리가 좋았던 적도 있어요" 푸르디 푸른 보리밭에서 그냥 지나치는 듯, 그러면서도 진지함이
우러나는 말투로 나에게 던진 그녀를 주위 산객 일행은 " 그 여자 시인이라고 하던데..." 수군거렸고.
난 그 여인이 툭툭 던지는 조용한 말을 다 이해하기엔 너무나 부족했다. 심오한 의미를 간직한 그녀
의 말은, 그림맞추기 퍼즐처럼 조각조각 생각하며 시간이 지난 후에 "아하~!!!" 손가락을 튕긴다.
군산 새만금 대각산행 아침 버스에서 지인이 책을 건네며~ " 고 선 X 씨가 시집을 냈다고, 드리라고
하던데요" - 시집이라서 얇은 책은 내 등산배낭에 가볍게 쏙 들어갔다. - 그 여인은 버스에 없었고 -
시집을 다 읽은 지금, 시 속의 주인공을 연민하게 되었다. 삶의 질곡이 물씬 배어나는 그는 아마도 그
여인의 자신일게다. 힘겨운 산길에도 뚜벅이처럼 포기하지 않고 고단한 삶의 여정을 갈색머리 날리며
" 저 잘 내려왔죠..? " 만세 부르던 그녀를, 아니 그 여자시인의 옛말을 이제사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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