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시동안 ♣

박현주 "미래에셋 자산관리와 대우증권 IB는 환상의 커플"

달컴이 2015. 12. 25. 23:11

 

 

 

 

 

 

 

한국사회 노후 준비 도움주는 회사 만들 것
日노무라와 견줄 아시아대표 투자은행으로
2조4천억 파격? 눈치 안보고 쓴 적정가격

 

 ◆ 대우증권 품은 미래에셋 / 금융 새 역사 쓴 朴회장 인터뷰 ◆

"한국사회의 노후를 준비하는 회사가 되겠습니다."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첫마디는 다소 뜻밖이었다.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해 국내 1위 증권사를 탄생시켰다는 흥분도, '한국의 골드만삭스' 같은 거창한 비전도, 장황하고 과장된 해외 진출 계획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는 차분한 말투로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민 노후 준비에 기여하고 싶다"는 소감을 피력했을 뿐이다.


박 회장은 24일 저녁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미래에셋을 '기본적으로 고객을 위하는 회사'라고 정의했다. 통합 미래에셋증권은 8조원에 달하는 자기자본금을 갖춘,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집단이 됐고 이 때문에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경쟁하는 회사가 되면 좋겠지만, 자산 규모나 자기자본 규모 등의 정량적 요소들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중요한 건 첫째도 둘째도 고객이라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만의 방법으로 그 길을 가겠다고 했다.

"미래에셋은 자산관리로 시작했잖아요. 미래에셋의 경쟁력도 자산관리입니다. 자산관리에 IB를 덧입힌, 우리만의 IB모델을 만들 겁니다. 최근 IB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고 있어요. UBS도 IB업무에 자산관리를 접목시키고 있습니다."

 

박 회장의 눈은 일찍부터 해외를 향해 있었다. 특히 아시아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의지와 비전이 확고했다. 박 회장이 2007년 펴낸 자서전에도 "미래에셋그룹을 아시아 1위의 금융투자회사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이 담겨 있을 정도다. 해외 진출 의지는 지금도 확고하다. 다만, 해외 진출 목적은 철저히 고객에 맞춰져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에서 안주하기보다는 해외로 나아가 고객들의 자산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은 이 같은 측면에서 국내 어느 증권사보다 뚜렷한 성과를 내 왔다. 미래에셋은 상하이 푸둥 미래에셋타워에 2006년 2600억원을 투자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렸다. 푸둥 미래에셋타워의 현재 평가금액만 1조원을 넘는다.

또 2011년 골프용품 세계 1위인 아쿠쉬네트(타이틀리스트 지주회사) 인수를 통해 국내 기업이 글로벌 톱브랜드를 인수하는 사례를 만들었다. 아쿠쉬네트는 내년 나스닥 상장 예정으로, 미래에셋증권은 아쿠쉬네트 상장이 성사되면 1000억원을 투자해 1000억원 이상 수익을 올리는 대박을 터뜨리게 된다.

미래에셋은 이 밖에도 호주 포시즌스 호텔, 하와이 페어몬트 오키드 호텔, 페덱스 물류센터 등 부동산, 사모펀드(PEF), 해외증권에 다양한 투자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들은 모두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대우증권 또한 싱가포르 아폴로 펀드투자, 미국 쿠퍼티노 부동산 매각, 항공기 금융, 해외 헤지펀드 여신, 해외 운용 등 부동산·항공기 금융의 투자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경험들이 미래에셋의 노하우와 결합될 때 작지 않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박 회장 생각이다.

2조4000억원이 넘는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한 이유를 묻자 박 회장은 "우리가 생각한 적정 가격을 써 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정도면 정부가 만족할지 생각한 적이 있지만, 남들이 얼마를 써낼지는 전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며 "타고난 성격이 그렇다"며 웃었다. 그의 승부사적인 성격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 회장은 대우증권 구조조정 여부에 대해 단호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것은 인수 과정에서 가점을 받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애초에 인수 계획을 세울 때부터 확고한 방침이었다는 설명이다.

"창의를 가지면 다른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인력 중복을 많이 걱정하시는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 됩니다. 미래에셋과 대우증권은 정말 핏이 잘 맞아요. 환상의 커플이에요. 미래에셋은 자산관리에, 대우증권은 IB와 브로커리지에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궁합이 잘 맞는 경우는 별로 없을 거예요."

실제로 미래에셋의 대우증권 인수는 해외 진출뿐 아니라 국내 사업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고객 기반이 크게 확충된다. 양사 통합 후 총 고객 수는 약 280만명에 달한다. 1억원 이상 고객 수도 13만명이 넘는다.

법인영업 분야에서는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인프라와 대우증권의 탄탄한 법인고객 네트워크가 접목돼 상승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분야의 강자다. 적립금 규모만 4조원에 육박한다. 이 같은 선도적인 지위가 대우증권이 보유한 400여 개 법인고객 영업기반과 합해질 경우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의 대체투자상품(AI)과 대우증권의 단기성 일임형 상품의 강점을 합치면 법인영업에서의 상품 공급 능력을 상호 보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박 회장은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외에도 국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관심이 높다. 대우증권의 IB 역량과 결합할 경우 국내외 투자시장 공략에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박 회장은 "저성장·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한국 사회에 투자 확대가 중요하다"며 "향후 투자 활성화로 한국 경제의 역동성 회복에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매일경제  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