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탕춘대~ 향로봉 ~ 비봉 ~ 사모바위를 거쳐서 승가사 방향으로 하산 ~ 구기동 계곡으로 내려오면서
이렇게 커다랗고 멋드러진 벚나무도 있구나,,, 감탄하며 헨폰에 담은 것.
비봉, 올라 가볼까~??? 망설이다 그냥 멀찌감치서 사진만 찍었다.
비봉 순수비에 기대어 앉아… (출처 : 매일경제 '200425 배한철 기자)
순조 16년(1816) 7월 21일, 한창 금석학에 심취해 있던 31세 추사 김정희(1786~1856)는 북한산 비봉(碑峰)의 가파른 암벽을 기어올랐다. 꼭대기에 있는 수수께끼 옛 비석을 조사하기 위함이었다. 조선 개국 때 한양 도읍의 배후 인물인 무학대사와 연관 있다는 막연한 전설이 깃든 비석이었다. 이끼 속으로 비문을 짚어나가던 추사는 머리털이 솟구치는 전율을 느꼈다.
`흥태왕급중신등순수관경지시기(興太王及衆臣等巡狩管境之時記·흥태왕이 많은 신하 등과 국경을 돌아본 때를 기록하니…)`. 1300년 전 신라의 정복 군주 진흥왕이 서울을 영토로 편입한 뒤 왕이 이 지역을 방문한 것을 기념해 세운 순수비라는 것을 확인한 감격적 발견이었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진흥왕 16년(555) 겨울 10월 임금이 북한산에 순행하여 영토의 국경을 정하였다`는 내용이 고고학적으로도 입증된 것이다.
추사는 비봉 비문을 탁본해 내려와 면밀히 고증해 진흥왕이 행차한 사실과 진흥왕을 보좌한 대신들 이름과 직책을 열거한 총 68자를 판독했다. 사실 앞서 실학자 서유구(1764∼1845)가 먼저 10여 자를 읽었다. 이어 금석학 1인자 추사가 결실된 글자를 제외한 나머지를 해독하면서 비로소 비석의 가치가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북한산순수비는 1962년 국보 제3호로 지정됐다. 568년 세워진 함경도 황초령순수비(북한 국보 제110호), 마운령순수비(북한 국보 제111호)는 글자가 온전해 북한산순수비의 사라진 부분을 보충한다. 진흥왕 본인 업적과 영토를 넓혀 백성과 토지를 얻은 데 대한 자부심을 밝히고 왕이 은혜가 미치지 못하는 영토를 직접 순수해 민심을 위로한다는 내용 등을 열거하고 있다. 북한산비에는 없지만 황초령비 등 `제(帝)` `짐(朕)` `호(號·연호)`라는 글자는 신라가 황제국을 표방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언급된다. 삼국사기에 `진흥`이 시호라고 적혀 있지만 이미 생전에 이 칭호를 사용했음도 비석은 말해준다.
북한산순수비는 높이 약 168㎝, 너비 약 76㎝다. 성인 키 정도다. 비석은 우리 문화재의 수난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비석은 상단이 두 동강 나 있다. 비봉 서쪽 계곡에 굴러 떨어져 있던 것을 일제강점기인 1939년 찾아내 다시 붙여 놓은 자국이다. 왼쪽 아래에도 모서리 부분이 떨어져 나갔다. 일제강점기 초기에 찍은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소장)에도 모서리가 없는 것으로 미뤄 훨씬 이전에 입은 손상으로 추측된다. 수차례 파괴 시도가 있었던 것이다. 비석을 덮었던 지붕돌도 여태 못 찾고 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걸까.
설상가상 한국전쟁 중에는 근처에서 고지전이 빈번히 벌어져 비석 뒷면에도 총탄 상처가 많다. 훼손이 극심해 1972년 드디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지고 현재 원래 자리에는 복제품이 설치돼 있다.
서울 근교에 명승이 많지만 시민들은 잘 모른다. 비봉도 마찬가지여서 모두들 그냥 지나쳐 버린다. 비봉은 절벽이어서 전문 산악인도 장비를 갖춰야 오를 수 있다. 남쪽 암벽이 그렇다는 얘기다.
북쪽으로는 일반인도 접근할 수 있다. 비봉은 절정으로 치닫는 북한산 봄 정취를 즐기기에 최적인 장소다. 서울 도심과 한강 전경은 물론 서해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복제품이면 어떠랴. 비석은 예전의 장엄함을 제법 드러내며 글씨도 잘 재현해 놓았으니 말이다. 지긋지긋한 코로나가 물러가면 한번 올라가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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