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시동안 ♣

"정리의 시작은 버리기…1개 사면 1개 치우세요"

달컴이 2020. 2. 5. 23:09




                국내 1호 정리컨설턴트 윤선현의 정리의 기술



`올해는 꼭 정리하고 살아야지….` 마음만 먹고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면 `국내 1호 정리컨설턴트` 윤선현 씨(44)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는 "집 전체를 정리하겠다고 생각하면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며 "크게 보지 말고 주방, 아이 방 등 정리할 곳을 나누고 이를 다시 냉장고, 책장 등으로 좁혀 정리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스트레스 받는 곳부터 정리하기 시작하라는 그는 미니멀리즘 열풍이 불기 전인 10년 전,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정리전문가`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었다. 2010년 집 정리 서비스 회사인 `베리굿정리컨설팅`을 창업해 정리 사업을 시작한 그는 10년간 총 2000가구의 집을 정리했다.

"깨끗하게 정리해야겠다는 부담이 오히려 정리를 실천하는 데 장벽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주방이나 옷방 대신, 현관 신발장이나 식탁 등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곳부터 정리하는 게 좋아요. 하루에 15분씩 주변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만난 윤선현 베리굿정리컨설팅 대표는 특히 `클린 스폿(깨끗한 곳)`을 만들어보라고 추천했다.

식탁이나 책상 위, 거실 바닥이나 소파처럼 자주 사용하는 곳을 클린 스폿으로 지정하라는 것이다. 바로 요리하거나 공부할 수 있도록 가족 모두가 늘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협력하라고 했다. 담당자를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녀가 있다면 자녀 스스로 겉옷과 가방 등을 정리할 수 있도록 담당자와 공간을 정해주는 게 좋다. 그는 "학교 가방, 학원용품은 아주 중요한 정리 대상으로 아이들이 알아서 할 수 있도록 각자의 책과 옷을 둘 수 있는 정리 공간을 지정해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부부의 경우 상대방 물건을 손대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나 역시 아내 물건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며 "자신만의 정리 방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거실이나 화장실, 주방 등 공용 공간은 규칙대로 정리한다. 매일 아침 5분 밀대로 거실 바닥 밀기, 주말 아침 30분 담당 구역 치우기 등 청소할 시간과 구역을 정해놓고 의식처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리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에게는 하루에 한 개씩만 버리기를 추천했다. 1년이면 365개, 하루에 두 개씩 버리면 연간 700개를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 개는 아주 작고 사소하지만 모이면 크다"며 "새 물건을 한 개 사면 집에 있는 불필요한 물건 한 개를 버리는것도 좋다"고 했다. 그가 `매일 버리기, 100일의 기적`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결성해 사람들의 정리를 독려하는 것도 정리에 대한 심적 부담을 함께 덜어내기 위한 것이다. 버리는 것과 별개로 빨리 써야 할 것, 유통기한이 임박한 것을 보이게 꺼내놓는 것도 정리라고 했다.

그는 "정리를 하다 보면 자신을 돌아보는 경우가 많다"면서 "냉장고 정리를 하며 자신의 소비 패턴을 깨닫기도 하고, 다이어트나 자기 계발처럼 스스로에게 기대했던 것을 이루지 못한 채 물건만 산 것을 반성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리는 삶의 개선이자 삶의 변화`라고 말하는 그는 말끔해진 집을 보고 감동의 탄성을 지르는 고객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컴퓨터 정보처리학을 전공한 그는 1999년 출판사 `낮은울타리`에 입사해 4년간 영업 일을 하며 자기계발을 하던 중 `단순하게 살아라`라는 책을 읽으며 정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장 사무실 책상을 치우고 컴퓨터 파일을 정리했더니 일의 능률이 올랐다. 이후 프랭클린플래너에서 6년, 영어 교육회사에서 1년8개월간 일하면서 정리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구상을 `정리 교육 사업`으로 구체화해 2010년 베리굿정리컨설팅을 창업했다.

                                                                          출처 : 매일경제'200205 권한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