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감염된 환자를 살리는 방법은?
몸 안의 바이러스를 죽이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몸 안의 바이러스를 직접 제거하는 것은 `환자를 죽이라`는 말과 똑같다.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가 잘못됐다는 얘기다. 감염환자를 살리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백신을 개발, 몸 안에 항체(항바이러스)를 주입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워서 퇴치하는 것이다.
우한 폐렴 감염환자의 몸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살아 있는 세포 안에서 분열·증식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직접 죽인다는 생각은 곧 사람을 죽인다는 말과 같다.
이처럼 바이러스는 살아 있는 생명체 세포 속에 침투해 세포를 매개체로 이용해 증식한다. 독립적으로 생존할 수 없어 숙주(host)가 필요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발열, 기침, 인후통 등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바이러스가 세포 안에서 똬리를 틀고 바이러스 복제를 시작하는 초기 단계라고 보면 된다. 다른 생명체에 들어가야만 생존할 수 있는 바이러스는 동식물에 침입해 세포를 파괴하여 병을 일으키는 데, 이를 감염이라고 한다. 바이러스는 항생제로 치료가 불가능하고 치료약이 없는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 하면 주로 질병, 죽음과 같은 두려움이 연상된다. 그러나 인류의 삶 역시 바이러스와 함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바이러스 서식지다. 바이러스가 없었다면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없는 행성이 되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바이러스 학자인 최강석 박사(세계동물보건기구 전염병전문가)는 "바이러스는 지구 생태계 균형을 맞추고 엄청난 탄소를 바다에 비축하게 하고 산소를 공급하게 해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는다"며 "자연계에는 약 160만개의 바이러스가 존재하며, 지금껏 지구상에 존재하는 바이러스 중 단 1%만 찾아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러스는 말 그대로 지구생명의 역사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바이러스와 달리 세균(bacteria·박테리아)은 세포 밖에서도 독립적인 분열·증식이 가능하다. 땅속이나 사체에도 세균이 존재하고 생존할 수 있다. 세균은 몸에 해로운 균(유해균)도 있지만, 꼭 필요한 유익균도 많다. 세균에 의한 질환은 내성균이 생기는 부작용이 있지만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
박테리아는 크기가 1~5㎛(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로 바이러스보다 100배 이상 크다.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생명체 중 가장 작다. 일반 현미경으로도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없다. 바이러스(크기 약 10~300㎚·나노미터) 실체가 밝혀진 것은 전자현미경이 출현한 이후다. 세균도 우리 몸에 들어오면 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데 1347년 서유럽 인구의 30~50%인 75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흑사병은 박테리아 일종인 예르시니아 페스티스가 원인이었다. 하지만 박테리아는 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전염성이 낮고 돌연변이가 발생할 확률도 적다.
우리 몸은 1만종에 달하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지니고 살고 있다. 개체수로 환산하면 100조개나 되며 우리 몸 세포의 10배, 몸무게의 2%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장내에 서식하고 나머지는 피부, 머리카락 등에 살고 있다
우리가 똑같은 환경에서 살고 있지만 질병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각자 면역체계가 다르고 몸 안에 존재하는 박테리아가 다르기 때문이다. 박테리아는 우리가 체내에서 소화시키지 못하는 섬유소를 분해해 각종 효소와 항산화제를 만들어낸다. 면역체계 신호물질인 인터페론과 사이토카인 생성을 촉진시켜 우리 건강에 가장 중요한 면역체계를 형성해 준다.
인류의 곁에 살아왔던 바이러스는 20~21세기 들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1918년 세계 각국에서 5000만명 이상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이다. 계절마다 유행하는 독감(인플루엔자)의 일종인 스페인독감은 처음에는 치명적이지 않았지만 변종이 발생하면서 치사율이 높아졌다. 아시아독감(1957년), 홍콩독감(1968년), 조류독감(1997년), 사스(2002~2003년), 신종플루(2009년), 메르스(2015년, 2012년 중동 발생) 등도 인류를 위협한 바이러스였다.
바이러스 전파는 주로 침방울(비말)을 통해 이뤄진다. 침방울은 직경이 5㎛(1㎛=100만분의 1m)보다 작은 침방울을 에어로졸, 이보다 큰 침방울을 비말이라고 부른다. 에어로졸은 너무 작아서 증발해 사라질 가능성이 높지만 큰 침방울은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 코나 기관지 등 상부 호흡기 점막에 달라붙는다. 작은 비말입자는 수분증발이 되면 쪼그라지면서 비말핵이 돼 폐포까지 침투한다. 사람의 폐 흡수면적은 약 80~120㎡이고 1분간 12~20회쯤 호흡을 하며 약 6ℓ의 공기를 흡입한다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지름길은 손을 깨끗이 씻고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다.
피부가 깨끗하면 바이러스는 우리 몸에 파고들 수 없다. 입, 입술, 코, 눈처럼 점액질을 분비하는 모든 기관은 바이러스가 들어갈 수 있는 문(門)과 같다. 가장 빈번한 감염경로는 감염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서 튀는 비말 속의 바이러스 입자를 흡입하는 것이다. 바이러스를 가진 손을 눈이나 입, 코에 가져가는 것으로도 충분히 감염될 수 있다
출처 : 매일경제'200201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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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글로벌 전염병으로 확산되면서 감염병 관련 용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관련 용어를 정리했다.
의사환자 vs 확진환자
의심환자를 일컫는 의사환자는 중국 후베이성을 다녀온 후 14일 이내에 발열 및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증상이 나타난 경우를 일컫는다. 확진환자는 말 그대로 의사환자 중 감염병 병원체 감염이 확인된 환자다.
확진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후 14일 이내에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기침, 인후통 등)이 나타난 사람도 의사환자로 분류된다.
밀접접촉자 vs 일상접촉자
접촉자는 확진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통틀어 일컫는데, 노출 시간, 노출 위험도에 따라 밀접접촉자와 일상접촉자로 분류한다. 환자와 같은 공간에 얼마나 오랜 시간 체류했는지, 환자가 마스크를 착용했는지 등을 보고 역학조사관이 판단한다. 밀접접촉자는 자가격리 후 모니터링 대상이 된다.
능동감시 대상자 vs 조사대상 유증상자
능동감시 대상자는 격리 대상은 아니지만 증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건소의 모니터링을 받는 사람이다. 중국 우한에서 입국했지만 유증상자가 아니거나 확진환자와 접촉한 사람이 이에 해당한다.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중국을 방문한 후 14일 이내에 영상의학적으로 폐렴이 확인된 사람이다.
비말 감염 vs 공기 감염
비말(飛沫)은 `튀어서 흩어지는 물방울`이란 뜻이다. 환자 침이나 콧물 같은 체액이 재채기나 기침 등으로 튀어 감염되는 것을 비말 감염이라고 한다. 공기 감염은 체액이 마른 후에도 바이러스가 공기를 떠다니면서 곳곳에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다
2차 감염
확진환자의 바이러스가 전파돼 다른 환자를 감염시키는 것을 말한다.
우한시장에서 야생동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1차 감염자라면 국내 확진자는 2차 감염자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확진자는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중국인이지만, 2~4차 감염자는 사업차 우한을 다녀온 사람들이다.
선별진료소
응급실 외부 또는 의료기관과 분리된 별도의 진료시설로 감염증 의심증상자가 출입 전에 진료를 받는 공간이다.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선별진료소를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매일경제'200201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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