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삼일절' 국경일 입니다.
금북정맥 산행코스 중 '엽돈재'에서 ~ '안성 서운산' 을 걷기로 했습니다.
그저께 밤에 내린 눈이 여전히 남아 있는 산길
날짐승이 흔적을 남겨 놓았을 뿐입니다
종아리 부분까지 빠지는 눈에 첫 눈길을 만들며 걷습니다
겨울 눈 산행을 위한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무댓뽀로 걸어가면서도 작은 갈등이 생겼습니다.
포기하고 그냥 돌아서 내려갈까 하는 맘이 걷기 시작한지 30분정도까지는 그랬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눈 덮힌 산길
분명 짐승 발자욱인데 일렬로 쭉 이어지는 것이 참으로 이상했습니다.
네 다리를 가진 짐승일텐데~!
갑자기 지인으로부터 들었던 얘기가 떠오릅니다.
" 여기 안성 야산에는 멧돼지가 많으니까, 혼자 산행 시 주의 하세요 "
약 1시간 30분 쯤 지나서
처음으로, 나와 반대 방향(엽돈재 방향)인 한 사람과 조우 했습니다
40대 초반의 간 큰여자?
"엽돈재 방향에서 오세요?" " 덕분에 눈길을 만들어 줘서 좀 편하겠네요... 호호호 ^^ "
여기까지 그 여자 산객만 보았을 뿐입니다
따다닥~ 따다닥~ 딱다구리 나무 찧는 소리만 들릴뿐, 여전히 마주치는 이는 없었습니다
산행장비 및 복장이 없는 상태에서 그냥 산행읋 감행한 '산을 좋아하는 사람'
등산양말은 물론, 스패치를 착용하지 않아 눈이 신발안에 들어가 양발이 젖고 발이 시려웠습니다.
비닐로 임시조치한 결과는 매우 만족했습니다 (산행 초기, 나름대로 지혜을 발휘한 덕분에 무난히 눈길을 걸었다)
서운산 정상에 안성시내를 바라보다
강산이 두 번 변하려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찌들린 심신의 재충전과 성찰을 위하여 올랐던 '서운산'
이제는 자주 오르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평소보다 한참을 눈에 담아 두었습니다.
등산 배낭, 스틱, 장갑, 동절기 등산화, 스패치,,, 등등 산행복장이 부족한, 깡다구 '달컴'
긴 세월동안 정이 많이 든, 서운산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남깁니다
앞으로 몇 번이나 '서운산'을 찾을지...
서운산에서 가장 작은 절 '은적암'
하지만 어릴적 가난했던 추억이 오히려 행복감을 되살리듯 더 포근한 정감을 갖게하는 '은적암'
여성 음성처럼 음색의 톤이 가늘고 높은 '은적암 주지스님'의 안부가 궁금합니다.
청룡사
청룡사를 들르면 옛 어른을 만나듯 그를 찬찬히 바라보며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배롱나무'
세월의 인고를 견뎌가면서 까맣게 타들어간 텅빈 가슴이 안타까웟는데
그 가슴을 깔끔하게 깁스로 치료된 모습을하고 나를 반기는데요 ^^
앞으론 이 배롱이와의 대면도 긴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진 분홍꽃으로 처음 내게 대쉬한 그때의 배롱이처럼 늘 건강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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