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癸巳年) 설날 아침 제사를 지내고
거울 앞에서 내 얼굴을 찬찬히 흝어 본다
얼굴 양 볼과 코 밑, 그리고 턱 아래 부분에는
까칠한 수염이 이틀 동안의 기간을 못 참고 잔디 싹처럼 뒤덮었는데
한달만 내버려두면 털보내지는 산적의 모습이 될 것 같다.
그래, 산적의 모습은 산에서야 제 격이지~!!!
쉼 없이 구기동 계곡 구간으로 문수봉까지 오르락 내리락 했다.
어린시절에 외나무 다리라고 불리웠던 곳
자칭 사진작가라는 여성이 여러 컷의 사진을 담는다
내가 먼저 사진을 찍는 중이었는데
'선녀탕' 같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더니만
요기조기 자리를 옮겨가며 피사체를 렌즈에 담는다.
" 문수암까지는 얼마나 걸리나요?" " 제 걸음으로 1시간이고요..1시간 30분 정도.."
" 그런데, 아이젠 착용을 안하시고는 위험하거든요~ "
작품이 궁금하여 '블로그'네임 좀 알려달라고 했더니만 없단다.
설 명절이라
산객을 보기가 드믈다
구기동 계곡 등산길에 승가사, 대남문으로 갈리는 삼거리 쉼터.
"바람부는 문수봉 바위 위에서"
문수암 대웅전 용마루 기와지붕이 문수바위에 살포시 모습을 드러내고
하얀 떡고물을 뒤집어 쓴 반죽처럼 보이는 '보현봉'이
춥고 배고품보다는 온화하고 넉넉하게 보인다.
문수사에서 내려가는 길
불자 신도께서 무척이나 조심조심 내려가고 있었다
혹시 아이젠이 없는 것 아닐까? 하여 가까이 가서 보았더니만
그렇지는 않았는데...
돌돌돌~~♪
얼음과 돌 틈 사이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봄의 전령사에게서 봄 소식을 전해 듣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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