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혜의샘 ♣

절망에서 희망 캔 `뒤집기 경영`

달컴이 2016. 6. 3. 10:12

 

 

 

 

 

 

 

위성 안테나를 앞에서 보면 오목하지만 뒤에서 보면 볼록하다. 같은 사물이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인식된다. 아픈 환자에게 의사가 '수술을 받으면 살 가능성이 70%'라는 말을 했을 때와 '수술을 받으면 죽을 가능성이 30%'라는 말을 했을 때 환자의 반응은 다르다. 살 가능성이 70%라고 표현했을 때가 죽을 가능성이 30%라고 표현했을 때보다 훨씬 더 수술을 받을 확률이 크다. 동전의 앞면이 있으면 뒷면도 있게 마련이다. 곤란한 상황을 유리한 상황으로 바꾸려면 불리한 앞면만 볼 것이 아니라 유리한 뒷면을 찾아보아야 한다. 곤란한 상황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풀어내는 힘이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1991년 일본 열도에 태풍이 불어 닥쳤다. 태풍은 사과 산지로 유명한 아오모리현에도 타격을 가했다. 사과 농장의 대부분이 피해를 입어 매달린 사과보다 떨어진 사과가 더 많았다. 많은 사과 농부들이 땅에 널브러져 있는 상처 난 사과들을 보고 상심했다. 하지만 어느 한 농부는 태풍이 지나간 뒤에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여전히 나무에 매달려 있는 사과에 주목했다. 그는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그 사과들을 수험생들을 위한 '합격 사과'라는 이름을 붙여 팔았다. 일반 사과보다 10배 이상 비싼 가격이었지만 큰 인기를 누렸다. 그해 아오모리현의 사과농가는 전년 대비 30%나 많은 수익을 올렸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대회에서 프랑스와 한국은 1대1 무승부로 비겼다. 이 경기 후반 46분에 프랑스 공격수 지네딘 지단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지단은 화가 난 나머지 도미니크 감독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벤치로 향했고, 손목에 차고 있던 밴드를 신경질적으로 집어던졌다. 그래도 화가 안 풀린 지단은 탈의실에서 죄 없는 사물함을 발로 걷어차고 말았다. 사물함이 찌그러들었다. 독일 라이프치히 축구 경기장은 지단에게 파손된 사물함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려고 했다가 이내 생각을 바꾸었다. 세계적인 스타 지단이 발로 찬 사물함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라이프치히 축구 경기장은 찌그러진 사물함에 금테를 두르고 11유로의 입장료를 받고 관광객들에게 공개했다. 관광객들은 찌그러진 사물함 앞에서 지단의 발길질 흉내를 내며 사진을 찍는다.

2006년 독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맞붙었다. 한참 1대1 연장전 경기 중에 지단은 상대편 마테라치 선수의 가슴을 머리로 들이받았다. 지단은 반칙으로 퇴장당했다. 지단이 빠진 프랑스는 결국 승부차기 끝에 패하여 이탈리아에 우승을 내줬다. 프랑스의 퐁피두 현대미술관은 알제리 출신 작가 아델 압데세메드에게 의뢰해 지단의 박치기를 동상으로 만들었다. 5m 높이의 동상은 지단이 박치기를 하는 순간 마테라치가 소리를 지르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바닷속 잠수함은 적의 배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몰래 어뢰를 쏘아 침몰시키려 한다. 어뢰의 프로펠러가 고속으로 회전하면 공기방울이 생겼다 터지면서 소음을 낸다. 어뢰의 프로펠러가 고속으로 회전할수록 그만큼 소음이 커져 적이 어뢰 공격을 알아차리는 문제가 생긴다. 또한 공기방울이 터지면서 생기는 압력 차이가 프로펠러 표면을 손상시킨다. 어뢰 개발자에게 프로펠러 회전으로 생기는 공기방울은 이래저래 말썽쟁이이자 골칫덩어리다. 러시아 무기 개발자들은 프로펠러의 회전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공기방울을 유익하게 만드는 것으로 생각을 바꿨다. 러시아가 개발한 시크발(Shkval) 어뢰는 진행 방향 앞으로 공기방울 거품을 만들어낸다.

일반 어뢰가 물을 뚫고 날아가는 데 반해 공기방울로 감싼 시크발 어뢰는 공기를 뚫고 날아가는 셈이다. 공기방울을 이용한 시크발 어뢰는 일반 어뢰보다 속도가 5배 빠르다. 시크발 어뢰는 너무 빠른 나머지 미처 손을 쓰기도 전에 와서 부딪치고 만다.

같은 회색이라도 옆에 검정이 있느냐 흰색이 있느냐에 따라 밝게 보이기도 하고 어둡게 보이기도 한다. 슈퍼마켓에서 팔리는 카레는 매운맛, 약간 매운맛, 순한 맛 세 가지로 팔린다. 이 중에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약간 매운 맛이다. 매운맛과 순한 맛 중간에 있는 대안을 사람들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2009년 애플에서 출시한 'iPhone 3GS' 모델은 내장 메모리 용량에 따라 8기가, 16기가, 32기가의 세 종류로 팔렸다. 이 중 16기가 모델의 판매 비중은 65.8%에 달했다.

소비자들은 극단적인 8기가와 32기가 대신 중간 대안인 16기가를 가장 선호하였다. 소비자들이 극단적 대안보다 중간 대안을 선호하는 것을 이용하기에 일부러 못난이를 제품 구색에 포함시킨다. 맥도널드는 맥너겟을 6조각, 9조각, 20조각의 3종류로 판다. 맥너겟 20조각을 찾는 사람이 적지만 20조각이 있음으로 인해서 9조각의 선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양주회사도 17년산, 21년산과 함께 매우 비싼 30년산을 같이 판다.


1992년에 일반적인 라면의 가격은 200~300원이었다. 삼양라면은 100그램의 '큰 냄비' 컵라면을 500원에 내놨다. 비싸다고 생각한 소비자들은 큰 냄비 컵라면을 외면했다. 그러자 삼양라면은 설상가상으로 120그램의 '미스터 빅' 컵라면을 1000원에 내놨다. '미스터 빅' 컵라면은 '큰 냄비' 컵라면보다 가격은 두 배 비싸지만 용량은 겨우 20%만 늘어난 셈이다. '큰 냄비' 컵라면을 외면했던 소비자들이 '미스터 빅' 컵라면을 찾을 리 만무했다. 하지만 '미스터 빅' 컵라면이 나오자 갑자기 '큰 냄비' 컵 라면에 대한 저항감이 사라졌다. '미스터 빅' 때문에 '큰 냄비'가 매력적으로 보이게 된 것이다.

태풍이 불어 사과가 떨어졌다면 떨어진 사과를 다시 사과나무에 매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단이 사물함을 발로 차서 손상시켰다면 찌그러진 사물함을 다시 펴기도 힘들다. 어뢰가 물속을 날아가려면 어쩔 수 없이 프로펠러가 회전해야 한다. 불리한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안 좋은 일이 이미 발생해 버렸다면 불리함에서 유익한 용도를 새로 찾아내는 것으로 문제를 다르게 봐야 한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게 마련이다. 어떤 일의 한 면만 볼 것이 아니라 양쪽 면을 모두 보는 것이 불리함에서 유리함을 만들어낸다. 곤란한 지경에 빠지면 포기하지 말고 그 일의 유해 원인을 찾아 유해 원인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내는 것이 전화위복을 이끈다.

                                                                                                                        출처 : 매일경제160603 현정석 제주대학 교수